응원가 등 기업과 이견 커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단인 ‘붉은악마’가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의 거리응원을 서울광장이 아니라 강남 코엑스 앞 봉은사길에서 하기로 했다.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7일 “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서울광장 응원에 불참하고, 대신 한국의 예선 세 경기 모두 봉은사길에 모여 거리응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기현 붉은악마 서울지부장은 “서울광장 응원과 관련해 서울시, 관련 기업 등과 협의했지만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광장 응원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주관하고 에스케이텔레콤이 후원사로 참가한다. 붉은악마가 참여하는 봉은사길 거리응원은 서울시의 허가 사항이 아니며, 이번 월드컵을 단독 중계하는 <에스비에스>(SBS)와 강남구청, 현대자동차 등이 주관한다. 거리응원을 위해서는 공공장소 전시권 구입, 대형 스크린 설치, 안전요원 배치 등이 필요한데 그 비용이 수억원에 이른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을 거리응원 장소로 정하고 ‘기업 브랜드와 슬로건 노출을 금지한다’는 조건으로 주관사·후원사 신청을 받아 두 기업을 선정했다.
붉은악마 쪽은 “두 기업 및 시청과의 논의 과정에서 일부 응원가 사용 금지와 응원 시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두 기업 쪽은 “국민의 축제인데 기업이 강요하는 것은 없으며, 응원가 사용 문제는 기업 홍보를 할 수 없다는 서울시 방침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붉은악마는 9일 봉은사길 거리응원과 지역별 응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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