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4대강 살리려 소신공양한 문수스님 다비

등록 2010-06-04 20:24

4일 오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지보사에서 열린 4대강사업을 반대하며 소신공양을 올린  문수스님의 영결식이 끝난 뒤 다비의식이 행해지고 있다. 군위/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4일 오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지보사에서 열린 4대강사업을 반대하며 소신공양을 올린 문수스님의 영결식이 끝난 뒤 다비의식이 행해지고 있다. 군위/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북 지보사, 속에서 생명으로 활활

5일 오후7시 조계사서 추모제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끝 없는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한 없는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위 없는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은해사·불광사 합창단의 ‘사홍서원’)

스님들이 참숯과 짚을 쌓아만든 연화대에 문수스님의 법구를 담은 관을 넣고 기다란 거화봉을 들이대자 불길이 치솟았다. 승가대 동문이라는 한 스님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문수야, 불 들어간다”고 외치며 오열했다. 순식간에 검은 그을음이 청명한 6월의 하늘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

이명박 정부에게 4대강 사업을 폐기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31일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4일 오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지보사에서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 본사인 은해사장으로 엄수된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고 이른 아침부터 전국에서 찾아온 1000명(경찰 추산 700명)의 스님과 신도들로 절 앞마당은 가득 찼다.

다비식에 앞서 7번의 타종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삼귀의와 반야심경 독송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원로의원 월탄 스님은 “한 생명의 뿌리에서 난 모든 우주 삼라만상이 나와 한 몸이며 남의 괴로움이 나의 괴로움임을 깨닫고 뭇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소신공양을 했으니 장하고 장하도다”라고 법어를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대신 읽은 조사에서 “인간의 탐욕으로 우리 산과 강이 마구 파헤쳐지면서 생명들이 무참하게 짓밟히고, 중생들이 아파 울부짖는 상황이 스님을 수행자로만 머물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그의 소신공양을 해석했다. 문수 스님이 유서에서 “후일을 기약하세”라고 거명한 오랜 도반 각운 스님(조계종 재정국장)이 스님의 행장(이력)을 소개했다. 각운 스님은 말미에 “나의 도반 문수야, 우리 다음 생에도 같은 시간에 만나 반드시 상구보리 하와중생(위로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구제함)의 서원을 이뤄내자. 미안하다”며 흐느꼈다.

다비식은 참석자들이 “나무아미타불”을 외는 가운데 20여분만에 끝났다. 경기도 안산에서 밤을 도와 내려온 김아무개(51)씨는 “스님이 마지막 가는 길을 보고 싶어 내려왔는데 행사가 생각보다 너무 조촐해 안타까웠다”며 “대통령이 스님의 메시지를 깊이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저녁 7시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는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문수 스님 추모제가 열린다.

군위/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