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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희생자 가족들 위해 묵묵히 밥짓는 그들

등록 2010-04-28 22:07

한 달 전 아들을 잃은 부모는 아들 대신 아들의 친구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고 있다. 아들은 이번 사고로 희생된 김선호 병장이고, 아들 친구는 평택 해군2함대 임시숙소에서 희생자 가족들의 식사를 맡고 있는 하종기(20) 상병이다. 하 상병은 김 병장의 친구이자 해군 입대 동기다. 김 병장의 어머니는 하 상병을 지금은 “아들”이라고 부른다.

하 상병은 “선호와 서로 해군에 입대한 줄 모르다가 훈련소에서 만나 깜짝 놀랐다”며 “선호는 덩치는 큰 데 담배·술도 잘 안 하는 엄청 순수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그는 “훈련이 끝난 뒤 배치를 받기 전날 밤 둘이 2함대 안의 언덕에 올라 ‘우리 같은 배 타서 죽지 말고 꼭 살아서 제대하자’고 다짐했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하 상병은 김 병장의 주검이 바다에서 2함대로 돌아온 날과 화장하던 날 직접 운구를 맡았다.

하 상병과 더불어 평택 해군2함대 소속 장병 18명은 사고 뒤 2함대 안에 희생자 가족 임시 숙소가 차려진 다음부터 희생자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임시 숙소 식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한식부터 입맛을 잃은 아이들을 위한 스파게티, 돈까스, 주먹밥, 해물볶음밥 등의 음식을 만들어왔다. 임시 숙소 식사 책임자인 강호권(29) 중사는 “동료들의 죽음에 마음이 아팠지만 힘들어 하는 가족들 앞에서는 웃음을 보이려고 노력했다”며 “어느 날 한 희생 장병 아버지께서 ‘항상 웃어줘 처음에 들었던 (원망의) 마음이 많이 풀렸다’며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식사를 준비하는 이들은 또 있다. 장례식이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평택 해군2함대에서 조문객을 위한 음식 서빙, 주변 정리 등을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이곳에는 매일 군 가족 40여명, 종교단체 30여명, 대한적십자사와 평택 안중지역 봉사단체 충효단 100여명 등이 활동한다. 대한적십자사 안성지부 소속 자원봉사자 조용분(62)씨는 “조카들은 공군, 사위는 육군이라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자식 잃은 부모들이 하도 애처로워서 눈도 못 마주치고 식사만 정성껏 준비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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