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유재현 씨와 ‘베이비폰’
베이비폰 프로그램 개발자 유재현씨 수천만원 수익
“새해도 지난해만 같으면 좋겠어요.”
회사원 유재현(사진 왼쪽)씨는 지난 넉달 동안 앱스토어와 아이디어의 힘을 실감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 길을 선택한 것에 새삼 보람을 느꼈다.
유씨가 회사일 틈틈이 만들어 티스토어에 올린 콘텐츠 ‘베이비폰’(오른쪽)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다줬다. 2900원짜리 프로그램이 2만2천여건 다운로드되면서 수천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유씨는 평소 휴대전화를 좋아하는 3살 난 딸을 위해 휴대전화의 숫자·기호 버튼 12개에 동물 그림과 울음소리를 대응시켜, 숫자 버튼을 누르면 동물과 소리가 나오게 했다. 돼지가 나와 꿀꿀대고, 호랑이도 나와 어흥대니, 아기 장난감으로 딱이다. 매우 단순한 프로그램이지만, 아기 부모들은 대단히 만족해했다.
구매자들은 유씨에게 “아이가 휴대전화를 갖고 놀다가 119나 112 눌러 죄송하다고 끊은 게 여러 번인데 너무 고마운 프로그램이다”라는 댓글을 줄줄이 남겼다. ‘성공모델’을 맛본 유씨는 베이비폰을 20개 시리즈로 늘려, 성공을 확대하는 개발을 진행중이다.
유씨는 “오픈마켓이라 반품이 없고, 사업팀에 제안해 채택 여부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며 “아이디어만 있고 부지런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오픈마켓이 초창기이기 때문에 외국보다 경쟁이 덜 치열해 기회가 많다고 본다”며 “데이터 통화료가 낮아지면 더욱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스토어는 에스케이텔레콤이 애플 앱스토어를 본따 만든 모바일 콘텐츠장터다. 지난해 9월 개설돼 현재까지 6500명의 판매자가 2만8500여개의 콘텐츠(음악 포함)를 올려놓아 144만번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에서 접속하거나 피시랑 연결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도 ‘숨은 재능을 파는 가게’에 개발자와 이용자들의 관심이 컸다. 그동안 화보·벨소리·게임 위주로 이용자를 외면하게 만들던 이통사 모바일 콘텐츠가 생활밀착형 아이디어로 개발자와 가입자들을 끌어 모은 사례이기도 하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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