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쪽 “항문 복원…임신도 가능”
겨울·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몸과 마음이 모두 나은 ‘나영이’를 만날 수 있을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7일 국민을 경악케 했던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9·가명)가 항문 기능 복원을 위한 1차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또 상처받은 자궁 등에 대한 복원도 함께 이뤄져 성장하면 자연 임신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영이의 수술을 집도한 이 병원의 한석주 교수(소아외과)는 “6일 8시간에 걸쳐 항문을 복원하고, 소장을 늘려 대장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 수술을 계획대로 마쳤다”고 말했다. 나영이는 지난 2007년 12월께 조씨에게 당한 성폭행으로 인해 대장을 잃는 등 큰 상처를 입었다.
한 교수는 “수술 부위가 아물면 나영이가 방학을 맞는 올 여름에 소장과 항문을 잇는 2차 수술을 할 계획”이라며 “2차 수술까지 마치면 나영이의 배변기능은 일반인의 70% 정도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감염 등을 우려해 아직 나영이가 배변주머니를 쓰도록 하고 있지만 2차 수술 뒤에는 주머니를 완전히 제거하고 보통의 방식으로 변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 교수는 이어 “나영이는 수술 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처음엔 짜증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정상 생활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의료진은 상처로 인해 한 덩어리로 뭉쳐 있던 좌·우 난소와 자궁을 분리하는 수술도 함께 진행했다. 이 병원 김영태 교수(산부인과)는 “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상태를 두고봐야 겠지만 자연 임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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