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30일 자진출석 약속했는데…삼성에 맞선 노무사 기습체포

등록 2009-12-29 20:52

‘삼성반도체 백혈병’ 관련 추모제 연 혐의
경찰이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집단 발병과 사망을 고발해온 한 노무사를 전격 체포했다. 조세포탈 등 혐의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특별사면한 날이었다.

29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자신의 집에서 출근하던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노무사 이종란(34·여)씨가 잠복해 있던 서울 종로경찰서 보안과 소속 형사들에게 붙잡혀 관할 수원남부경찰서에 넘겨졌다. 이씨는 지난 7월23일 삼성전자 수원공장 앞에서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 황민웅씨의 4주기 추모제를 연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노무사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 30일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다산인권센터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자진 출석까지 약속한 노무사를 관할 경찰서 소속도 아닌 형사들이 검거한 것을 보면, 배후가 있는 게 틀림없다”며 이씨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 단체는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해선 특별사면과 복권을 해주고, 삼성의 부도덕성과 인권을 알린 노무사를 잡아넣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란 말을 실감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30일 출석을 약속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경찰서에서 수배자임을 알고 검거해 넘겨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황규필 종로경찰서 보안과장은 “이 노무사에 대해선 이미 지난 10월 수배령이 떨어졌다”며 “우리 서에 첩보가 입수돼 체포해 관할 경찰서에 인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체포에 대한 항의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노무사는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리거나 숨진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에서 활동해왔다.

수원/김기성, 박수진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찰 투입해 언론사 봉쇄…윤석열, 이상민에 직접 지시” 1.

“경찰 투입해 언론사 봉쇄…윤석열, 이상민에 직접 지시”

[단독] 김용현, 군에 “계엄 불응하면 항명죄…대통령 뜻 받들어 명령” 2.

[단독] 김용현, 군에 “계엄 불응하면 항명죄…대통령 뜻 받들어 명령”

“법원 습격은 민주화 운동 아녜요?” 교실까지 스민 극우 유튜브 3.

“법원 습격은 민주화 운동 아녜요?” 교실까지 스민 극우 유튜브

구준엽 사별...23년 걸려 이룬 사랑과 “가장 행복”했던 3년 4.

구준엽 사별...23년 걸려 이룬 사랑과 “가장 행복”했던 3년

목숨 잃은 이주노동자 ‘묻힌 돈’…유족 ‘험난한 체불임금 찾기’ 5.

목숨 잃은 이주노동자 ‘묻힌 돈’…유족 ‘험난한 체불임금 찾기’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