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MB, 이건희 ‘1인 특별사면’

등록 2009-12-29 20:30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2007년 12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2007년 12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배임죄 선고 4개월만에…경제인 단독 사면은 처음
겨울올림픽 유치 이유…시민단체 “법치주의 훼손”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이건희(67) 전 삼성그룹 회장 단 한 사람을 특별사면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을 오는 31일자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제인 1명만을 대상으로 한 사면은 헌정사상 처음이며, 국경일이나 기념일이 아닌 연말 사면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8월 배임과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은 뒤 4개월 만에 사면을 받았다. 그는 1997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의 유죄를 선고받은 뒤 특별사면된 바 있어, 이번에 두 번째 특별사면 대상이 됐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이 전 회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을 발표하며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현재 정지중인 위원 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범국민적 염원인 2018년 겨울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위한 보다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 번째 도전에 나서는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 전 회장의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체육계 전반, 강원도민, 경제계의 강력한 청원이 있어 왔다”며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전 회장은) 이제 심기일전해 세계 스포츠계에서 국가를 위해 기여하고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은 “사면심사위원회는 지난 24일 열렸으며, 사면위원들도 대부분 국익을 위해 실용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 국장은 “법과 원칙의 문제 때문에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다”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국익에 관한 고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면 발표에 대해 삼성그룹은 “정부와 국민에 감사한다”는 짤막한 비공식 논평을 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전 회장은 우리 경제 발전에 더욱 큰 기여를 해주기를 바라며, 겨울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주요 시민사회단체 등은 일제히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사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어 “국가의 품격과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근본가치가 무너져버렸다”며 “이 전 회장이 ‘대통령 위의 재벌 총수’일 정도로 절대적 존재라는 사실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에서 “품격과 국격이 갖춰진 민주주의 국가에서 겨울올림픽 유치 지원을 이유로 단독으로 특별사면을 할 수 있는지 한심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경제질서를 교란한 중범죄자를 불과 4개월 만에 사면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부는 더 이상 법치를 운운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석진환 박현철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도이치 2차 주포, 김건희 포함 “초기 투자자 엑시트 시켜줬다” 1.

[단독] 도이치 2차 주포, 김건희 포함 “초기 투자자 엑시트 시켜줬다”

“울엄니 만나러 가요 굿바이” 김수미 직접 쓴 유서곡 2.

“울엄니 만나러 가요 굿바이” 김수미 직접 쓴 유서곡

‘친윤의 한동훈 낙마 프로젝트’ 유포자 5명 검찰 송치 3.

‘친윤의 한동훈 낙마 프로젝트’ 유포자 5명 검찰 송치

“동성혼 막은 거룩한 나라로” 예배 가장한 혐오…도심에 쏟아졌다 4.

“동성혼 막은 거룩한 나라로” 예배 가장한 혐오…도심에 쏟아졌다

임금 59억원 체불한 대표 밖에선 ‘기부천사’…익명 신고가 잡았다 5.

임금 59억원 체불한 대표 밖에선 ‘기부천사’…익명 신고가 잡았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