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 도항리와 말산리에 있는 삼국시대 ‘함안고분’에서 도굴된 ‘토기양이부 화로형 기대’(맨 오른쪽) 등 35점의 토기들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전시되어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유명 도굴꾼, 아들 끌어들여
함안고분 토기 파내다 덜미
함안고분 토기 파내다 덜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가야 고분의 문화재급 토기 수십점을 몰래 파내 유통시킨 혐의(문화재보호법위반 등)로 도굴꾼 박아무개(54·동종 전과 5범)씨를 구속하고, 박씨의 아들(34)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씨 등 3명은 지난 2007년 7월 초 경남 함안군 도항리와 말산리에 있는 ‘함안고분’에서 두 차례에 걸쳐 문화재급 토기 35점을 몰래 파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안고분은 5~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봉분이 모여 있으며, 국가사적 제84, 85호로 지정돼 있다.
경찰은 이들이 이 지역의 경비가 허술하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없는 점을 이용해 야간에 토기를 파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도굴꾼 사이에서 유명한 박씨는 자신의 아들과 아들 친구를 끌어들여 도굴 작업을 거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도굴한 토기는 삼국시대 또는 통일신라시대 때 제작된 것들로, 한 점당 많게는 50만원까지 받고 골동품업자 등에게 팔아넘겼다고 한다. 토기를 감정한 문화재청 쪽은 “이 가운데 3점은 형태가 완전하고 작품성이 뛰어나 박물관에 상설 전시할 만한 문화재급”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 토기가 도굴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사들여 유통시키려한 혐의로 조아무개(68)씨 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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