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우단체 회원들이 지난 4일 교토의 조선제일초등학교 뒷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 ‘자이니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누리집
민단 강연회 방해·우토로 반대시위 등 조직화
일본 극우단체들이 총련계 학교에서 욕설시위를 해 어린 학생들을 공포에 빠뜨리는 등 최근 노골적인 재일동포 배척운동을 벌이고 있다. “스파이 자식들.” “김치 냄새가 난다.” “까불지 마라.” 지난 4일 일본 교토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운영하는 조선제일초등학교 뒷문에서 ‘자이니치(재일동포)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등 극우단체 회원들이 확성기로 욕설을 퍼부으며 문을 열라고 소동을 부렸다. 또 이들은 이 학교가 인근 공원을 불법점거해 운동장으로 쓰고 있다며 공원에 설치된 축구 골대를 철거하고 방송장비의 전선을 끊기도 했다. 이에 저학년 학생들 중 일부는 울음을 터뜨렸으며, 하교도 제때 하지 못했다고 학부형들이 말했다. 이 학교에 자녀 둘을 보내는 재일동포 전영순씨는 “출동한 경찰도 제지하지 않았다. 내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인종차별적인 사태가 허용되고 있는 일본의 규율과 양식”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학교의 고병기 교장은 18일 <도쿄신문>에 “공원 사용은 교토시 및 지역주민들과 협의해서 양해를 얻은 것으로, 불법점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총련뿐 아니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도 배척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귀화 재일동포 백진훈 의원(민주당 참의원)의 민단 주최 참정권 관련 강연회를 방해하는 집회를 여는 등 최근 전국 곳곳에서 민주당의 참정권법안 추진에 대한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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