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7일 공개한 불법 모형 총기류 압수품.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군용 도감보고 M4소총 등 제작
5m 거리 나무판자·유리병 ‘뻥’
5m 거리 나무판자·유리병 ‘뻥’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7일 군용 총기를 본뜬 불법 모형 총기류 200여자루를 만들어 시중에 판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제작업체 ㅌ사 대표 김아무개(36)씨와 중간판매상 곽아무개(54)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이들의 총기 제작 등을 도운 혐의로 방산업체 ㅋ사 대표 임아무개(48)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총기 도감을 바탕으로 미군의 엠(M)4 소총과 특수부대원들이 쓰는 글록 권총의 총신과 각종 부품 등을 서울시내 한 주물공장에서 직접 제작·조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곽씨는 김씨가 만든 160여자루의 모형 총기를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서바이벌 사격장과 개인 등에게 한 자루에 40만~150만원을 받고 판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모의총기에 강화 비비탄을 사용하면 5m 거리에서 0.5㎝ 두께의 나무판자와 유리병을 뚫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월 임씨가 건넨 육군 케이(K)2 소총의 부품도 등을 바탕으로 모형 40자루를 만들어 ㅋ사에 납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형 케이2 소총은 발사되진 않지만 외관과 무게 등이 실제와 흡사해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ㅋ사 대표 임씨는 “이집트 등지에 가상훈련용으로 수출할 모형 총기의 제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경찰은 베레타 권총 등 중국·대만산 불법 모의총기 1300여자루를 장난감 총으로 위장해 들여와 판 혐의로 이아무개(44)씨 등 업자 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서 모형 총기를 산 18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고객 장부 등을 바탕으로 구매자가 더 있는지 찾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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