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장 녹취록에 ‘월간조선-이현동 대화’ 몰래녹음 포함 의문
민주당이 안원구 국세청 국장 쪽에서 건네받아 공개한 음성자료 가운데, <월간조선> 김아무개 부장과 취재기자 한 명이 이현동 국세청 차장을 만나 나눈 이야기가 포함돼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세청 고위 간부의 말이 비밀리에 녹음돼 안 국장에게 넘어간 것이라, 이 대화 내용이 건네진 경위 등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는 것이다.
공개된 음성자료 중에는 지난 9월20일 <월간조선> 쪽이 이 차장과 만나 안 국장 문제를 놓고 3시간30분가량 대화를 나눈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자료를 보면, 국세청이 안 국장의 사퇴를 종용하기 위해 서울국세청 조사4국 등을 동원해 안 국장 주변 인물들에 대해 조사를 했다는 등의 민감한 대목이 등장한다. <월간조선> 쪽은 이 자리에서 안 국장에 대한 국세청의 행위가 “월권이고 탈법적”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화 내용은 <월간조선> 기자가 몰래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자료가 안 국장 쪽에 넘어간 것에 대해 김아무개 부장은 2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녹음자료를 안 국장에게 넘겨줘야 할 이유가 없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9월10일 안 국장이 지인과 한 전화통화의 녹음자료에는 “<월간조선>에다 그것을 줬나. 그게 터지면 그때는 다 끝장난다 이거지”라는 지인의 말이 나온다. 이 지인은 자신에게 안 국장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그것’에 대해 말을 많이 했다고 덧붙인다. 이에 대해 안 국장은 “주긴 뭘 줘. 그 사람들이 취재를 했지”라고 대답했다. <월간조선> 쪽은 “안 국장이 (우리에게) 넘기면 안 된다는 게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