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쌀지원 중단으로 쌀값 폭락”
“정부 무책임”…도심 곳곳 행진도
“정부 무책임”…도심 곳곳 행진도
전국의 농민 3만여명이 17일 농민대회를 열어 ‘쌀값 대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 13개 농민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3만여명(경찰 추산 1만5000여명)의 농민이 참여한 가운데 ‘쌀대란 해결, 협동조합 개혁쟁취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대북 쌀 지원 재개 등 쌀값 폭락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농민들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은 채 쌀값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며 “쌀값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북 쌀 지원 중단으로, 해마다 40만t에 달하는 물량이 대북지원을 통해 나갔지만, 지원이 중단된 2008년부터 80만t의 재고가 고스란히 창고에 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쌀 소득보전직불제가 제구실을 하려면 목표 가격이 지금의 17만원에서 21만원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단체들은 이어 농협 개혁과 관련해 “농협중앙회가 최근 내놓은 사업구조 개편안은 350만 농민의 소중한 자산을 농민과 무관한 신용 부문 쪽이 모두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농협이 진정한 농민들의 협동조합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민대회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오후 전농 회원 수백명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서울 종로 보신각에선 300여명이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를 진행하다 경찰에 저지당하고 14명이 연행됐다. 또 서울 세종로에서도 또다른 회원 300여명이 쌀값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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