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에서 ‘나눠먹기 식 짬짜미’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4대강 환경평가 ‘부실·졸속’]
이석현 민주당의원 주장…건설사들은 의혹 부인
이석현 민주당의원 주장…건설사들은 의혹 부인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1차 턴키공사에 대한 입찰 짬짜미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현대건설 주도로 삼성물산, 대우건설, 지에스건설, 대림산업, 에스케이건설 등 6개사가 지난 5~6월 서울 시내 호텔과 식당 등에서 수차례 회의를 열어 15개 공구를 나눠먹기로 짬짜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여러 건설사 임원들의 제보와 실제 입찰 결과 등을 종합해 나온 결론”이라고 말했다.
당시 ‘빅6’ 건설사들은 전국 15개 공구 중 영산강 2개 공구를 호남 연고 건설사에 맡기고 나머지 13개 공구를 각각 2개씩 나눠먹자는 논의를 진행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논의에서 배제됐던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미 금강구역에서 한 구역을 맡았던 대우건설로부터 1곳을 양보받아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에도 한 공구씩을 나눠 주기로 재조정됐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실제 입찰 결과는 당초 2곳을 맡기로 한 삼성물산이 1곳을 놓친 것과 영산강 공구에서 호남 연고 건설사가 아닌 삼성중공업이 1곳을 차지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들의 시나리오 그대로였다.
이 의원은 삼성이 2개 공구 중 1곳서만 입찰에 성공한 까닭은 “대기업이면서도 빅6의 짬짜미 계획에서 소외된 롯데·두산·동부 건설 등의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세 업체들이 자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성이 차지하기로 했던 낙동강 32공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을 비롯한 빅6 건설사들은 모두 이런 짬짜미 의혹을 부인하며 “공정위원회 조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리는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공정위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법무부장관에게 공정위가 이 문제를 검찰에 고발할 것을 요청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허종식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