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시 미노루(59) 야스쿠니 신사 문제위원회 위원장
‘야스쿠니 비판’ 일본 시민운동가 즈시 미노루씨 방한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면 우리 사회에선 어김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신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신사의 진면목을 알리는 특별한 전시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2층에서 4일부터 열리고 있다. 15일까지 하는 ‘침략신사, 야스쿠니’ 특별전의 개막식에 참석차 한국을 찾은 즈시 미노루(59·사진·야스쿠니 신사 문제위원회 위원장)는 이 전시회를 가능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일본의 시민운동가이자 <침략신사>를 써낸 즈시 위원장은 5일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사람들조차 야스쿠니 신사의 실체를 모르기 때문에 종교시설에 대한 반대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800만 종류의 신이 있어 ‘신들의 나라’로 불린다고 즈시 위원장은 소개했다. 신사란 이런 신들을 모신 종교시설을 일컫는다. 그러나 그는 야스쿠니의 실체를 알려면 종교가 아닌 사회적 파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 최고의 신으로 ‘아마테라스 오미가미’라는 여신을 꼽는데, 그 신의 후손을 천황이라고 일컫습니다. 야스쿠니의 신들은 사실 높은 등급의 신들이 아니고, 천황 등 높은 신들을 지키는 신들입니다. 그런 까닭에 ‘천황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전쟁에 치닫는 과정에서 야스쿠니가 핵심적인 상징으로 떠오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30여년 동안 야스쿠니를 연구하며 모아온 자료를 아낌없이 제공했다. 야스쿠니를 본떠 서울 남산에 세워진 조선신궁 앞에서 참배를 위해 길게 늘어선 식민지 조선 사람들의 사진을 비롯해, 전쟁에 나가 숨진 남편의 사진을 두고 벚꽃 등으로 꾸민 기념패 등 오래된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즈시 위원장은 이번 전시회에 한국을 비롯한 대만, 만주, 동남아 등에 야스쿠니를 본떠 만든 신사의 사진을 따로 모아 소개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전시를 한 적은 없다.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를 낳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가 연대해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된 법적 투쟁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하면 한국의 활동가가 돕고 한국에서 제기하면 일본 활동가들이 돕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소송 준비부터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는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인데, 앞으로 연대를 더 강화해야 합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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