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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맺힌 한도 눈물도 씻고 극락으로 편히 가시게”

등록 2009-11-04 19:59수정 2009-11-05 00:50

고 장자연씨 등 억울하게 죽어간 여성연예인들의 넋을 달래는 씻김굿 행사가 4일 낮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서포터스 ‘침묵을 깨는 아름다운 사람들’ 주최로 열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인 진도씻김굿 보존회 소속의 강은영씨가 지전무를 추며 장씨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고 장자연씨 등 억울하게 죽어간 여성연예인들의 넋을 달래는 씻김굿 행사가 4일 낮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서포터스 ‘침묵을 깨는 아름다운 사람들’ 주최로 열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인 진도씻김굿 보존회 소속의 강은영씨가 지전무를 추며 장씨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현장] 여성연예인들의 죽음 위로하는 ‘진도 씻김굿’
굿판모인 100여명 눈시울
“장자연씨 수사보며
답답했던 마음 다소 위안”

돗자리에 탤런트 고 장자연씨를 상징하는 색동옷을 넣고 둘둘 말아 곧추세웠다. 오한숙희(방송인)씨, 유지나 동국대 교수,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등 세 사람이 둘러앉아 돗자리를 붙들었다. 지무(굿을 주관하는 사람)가 쑥물과 향물 등을 붓에 적셔 돗자리를 씻었다. ‘진도 씻김굿’의 고갱이인 ‘영돗말이’(넋을 돗자리에 마는 것)다.

장자연, 최진실, 정다빈, 유니, 이은주…. 몇년 사이 우리 곁을 떠난 여성 연예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씻김굿이 4일 낮 서울 종로구 인사동 쌈지길에서 열렸다. 여성 연예인 인권지원 모임인 ‘침묵을 깨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마련한 이날 굿판에는 행인과 외국인 등 모두 100여명이 함께했다.

처음 씻김굿은 왁자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씻김굿 명인 고 박병천씨의 딸 박미옥(48)씨의 구수한 입담 속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영돗말이에 들어가자 웃음은 싹 가시고 모두들 숙연해졌다. 박씨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젖은 옷은 벗어놓고, 와상 위에 올려놓고, 머른(마른) 옷 갈아입고 극락으로 가자세라”고 사설을 뽑았다.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를 지켜봤다.

영돗말이 뒤에는 서럽게 세상을 뜬 여성 연예인들의 넋을 떠나보내는 넋올리기가 이어졌다. 북춤과 음복으로 씻김굿은 마무리됐다. 이날 씻김굿을 지켜본 이원함(28·대학원생)씨는 “장씨가 ‘힘없고 나약한 배우’라고 자신을 표현했듯이 벌써 잊혀져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지나 교수는 “오늘은 장씨 사건의 3차 공판이 있는 날”이라며 “그동안 수사 상황을 보면서 답답했는데 이번 씻김굿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창성동 갤러리 자인제노에서는 ‘침묵을 깨는 아름다운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박재동 화백의 판화전이 오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의 수익금은 전액 이번 씻김굿과 ‘침묵을 깨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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