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고베르타 멘추(50)
‘노벨평화상 수상자’ 과테말라 리고베르타 멘추
어릴적 아버지·형제 잃고 인권운동가로
“평화는 지식·교육통한 문화로 정착가능”
어릴적 아버지·형제 잃고 인권운동가로
“평화는 지식·교육통한 문화로 정착가능”
11월2일은 마야 문명의 달력으로 ‘츠킨’이다. 마야력은 날짜마다 특별한 이름과 그 의미가 있다. 츠킨은 ‘우주의 에너지와 대지의 에너지가 합쳐지는 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지난 1일 방한해 츠킨날 기자들을 만난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고베르타 멘추(50·사진)는 “(조국인) 과테말라와 한국은 여성의 권리와 평화에 대해 나눌 것이 많다”며, 평생을 몸바쳐 일궈온 자신의 신념을 열정적으로 토해냈다. 이날 이화여대에서 열린 ‘제9회 김옥길 기념강좌’에 참석하고자 한국을 찾은 그는 사회 정의와 인종·문화 간 화합에 기여한 공로로 1992년 노벨상을 받았다. 멘추는 “중남미의 과테말라는 40년에 걸친 내란이 끝나고 이제 마야 문명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시기를 맞았다”며 “인권을 향한 투쟁은 이제 ‘인권 개념의 정립과 교육’으로 방향이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 인권문제의 핵심으로 “첫째는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사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기회의 균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풀어냈다. “‘무기’(군비 경쟁)를 통해 유지되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평화는 문화를 통해서 정착할 수 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평화에 대한) 가치관의 확립이 중요하고 그것은 교육과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멘추는 농장에서 자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산 채로 불에 타 숨지고 형제들이 고문과 총살형을 받은 기억을 딛고 여성 인권운동가로 성장했다. 그는 망명지인 멕시코와 고국 과테말라 등지에 멘추재단을 설립하고 원주민 여성 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7년에는 대선에 도전해 여성의 사회 참여가 낮은 과테말라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기업과 ‘검은돈’의 도움 없이 후원자들이 모은 ‘풀뿌리 민주주의’ 형식의 정당을 만들어 2011년 대선에도 출마할 계획이다. 멘추는 한국과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자본주의가 만개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신과 남에 대한 신념을 잃기 쉽다”며 “각자의 인생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사진 이화여대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