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선사서 확보 못하면 대안 검토’ 내부문건 입수
‘4대강 사업’ 이어 무리한 ‘운하추진’부담 떠맡기
‘4대강 사업’ 이어 무리한 ‘운하추진’부담 떠맡기
경인 아라뱃길(경인운하)이 ‘선박 통행이 없는 거대한 수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자,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직접 선박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25일 “(경인운하에서 운행할) 선박은 취항선사가 확보하는 게 원칙이지만, 여건상 확보가 어려울 경우 수공에서 확보 대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긴 수공의 내부 문건을 <한겨레>에 공개했다.
이 문건은 ‘경인항의 조기 활성화를 위한 컨테이너 선박 확보의 소요시기 파악 및 방안 검토’를 목적으로 지난 7일 수공이 작성한 것이다.
문건은 선박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박 건조 △기존 컨테이너선 개조 △기존 바다하천겸용선박(R/S선) 구매·용선 등 세 가지를 제시하며, 방안별로 소요되는 기간과 장단점 등을 나열하고 있다. 특히 기존 아르에스선을 구매·용선하는 방안에 대해 “확보 비용이 저렴하고 선박 개조가 불필요하여 즉시 운항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문건은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2011년 12월까지 인천~김포 간 18㎞ 운하구간에 23선석 규모의 부두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여기에 아르에스선(4000t급, 250TEU)을 투입하면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기준으로 하루 평균 2600개의 화물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와 업계에선 경인운하의 물동량이 과대 산정됐으며, 해운업계가 값비싼 아르에스선 건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실제로 조 의원이 최근 물류업계 관계자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60%(24명)가 “경인운하의 물동량 예측과 선석 건설 규모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또 4000t급 규모의 아르에스선 건조 능력이 있는 20곳 안팎의 국내 해운업체 가운데 아르에스선 건조 계획이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 의원은 “해운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니, 경인운하를 이용할 수 있는 물동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해운업계가 값비싼 아르에스선 건조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경인운하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물동량을 운송할 선박 자체가 없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며 “선박 건조 등 운하 기능 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무리한 사업들을 즉각 중단하고 경인운하 사업 추진 여부도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선박 확보 방안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며 “경인운하 사업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해운업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해운업체들이 선박 확보에 잘 나서지 않아서 이런 방안까지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선박 확보 방안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며 “경인운하 사업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해운업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해운업체들이 선박 확보에 잘 나서지 않아서 이런 방안까지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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