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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태희 노동장관 ‘내편 챙기기’ 현장방문

등록 2009-10-19 20:12수정 2009-10-19 23:58

임태희 노동부장관(왼쪽)이 19일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위에서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과 노사화합을 다지는 뜻으로 ‘화이팅’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임태희 노동부장관(왼쪽)이 19일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위에서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과 노사화합을 다지는 뜻으로 ‘화이팅’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민노총 ‘탈퇴’ 서울메트로 이어 제명된 현대중 방문
노조위원장 선거 나흘 앞…‘현 집행부 지원’ 논란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현대중공업을 찾아, 현 노조 위원장이 참석하는 ‘노사문화대상 시상식’을 열어 입길에 오르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강행 등의 문제로 노동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임 장관이 취임 뒤 ‘정부 입맛에 맞는’ 사업체만 찾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장관은 19일 ‘2009년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주기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임 장관은 “건강한 노사문화가 더 많은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사가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사문화대상은 노사발전재단이 해마다 ‘상생의 노사문화’를 실천하는 기업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특히 임 장관은 이날, 1990년대 노동운동의 상징이었던 ‘골리앗 크레인’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의 일부 조합원들은 “노동부 장관이 현 오종쇄 위원장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23일 노조 임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임 장관이 시상식을 열어 임직원들 앞에서 오 후보를 축하해주는 것은 ‘선거 지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회사 쪽도 지난 15일 노사문화대상 수상을 기념해 임직원들에게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4년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의견 대립 끝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제명한 사업장이다.

조용수 현대중공업 홍보팀장은 “시상식 일정을 최대한 일찍 잡은 것일 뿐 노조 선거와는 무관하다”며 “노사문화대상 격려금은 노조 쪽 제안에 회사가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당선된 오 위원장은 올해 노조 설립 22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인상 요구안을 내지 않고 회사에 교섭을 위임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시상식 일정을 잡을 때 현대중공업 노조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지만, 미리 잡힌 일정대로 실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사문화대상 시상식은 12월에 열렸다.

임 장관의 현장 방문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취임 뒤 첫 방문지로 고른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 노조는 정연수 위원장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탈퇴를 꾀하는 곳이다. 두 번째 방문지는 노동부가 ‘노조 전임자 없이도 노조 활동을 잘하는 기업’으로 꼽은 곳이었다. 당시 한국노총은 “‘전임자 임금 금지’라는 노동부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여론조작에 나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부 장관이 입맛에 맞는 사업장만 찾아가는 것은 노동 현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분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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