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대기업 CSK그룹 연구소
올 상반기 경영난 이유로 폐쇄
올 상반기 경영난 이유로 폐쇄
정운찬 총리가 2007년부터 2년 동안 이사로 재직한 CSK-IS는 일본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인 CSK그룹의 연구소로 2006년 1월 출범했다.
이 회사의 누리집을 보면, ‘지속성장을 위해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거창한 연구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이 연구소는 정 총리를 비롯해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베이징대 학장, 게이오대 학장 등 전·현직 유명 대학 총장급 등 15명을 이사로 위촉해 2007년 6월 도쿄에서 대규모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정 총리는 이 회사에서 연간 700만~900만엔의 보수를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회사 쪽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 각국 학계의 저명인사를 이사로 위촉한 점을 들어 통상 사외이사 대우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지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구소의 실제 활동은 미미했다. 2006년 설립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2007년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이후에는 큰 행사는 없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 총리의 임명 소식에 대해 “우리도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 상반기에 경영난을 이유로 연구소는 돌연 폐쇄됐다.
CSK는 1968년 창립돼 1980년 도쿄주식시장 상장을 거쳐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30개 가까운 자회사를 거느린 정보기술 관련 대기업이다. 자회사들은 주로 컴퓨터 시스템의 개발과 아웃소싱 사업을 맡고 있는데, 그룹 전체 직원이 1만명이 넘는다. 1984년 세계적 가정용 게임기 메이커인 세가(SEGA)에 자본을 투자해 최대 주주로 떠올랐으나 2003년 12월 파친코 업체인 사미(SAMMY)에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회사 관계자는 “파친코 관련설이 나온 것은 2004년 세가가 사미와 합병한 것 때문으로 CSK그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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