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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중립성 의심’ 선관위원 후보
위증까지 봐준 ‘날림 청문회’

등록 2009-09-28 22:53수정 2009-09-29 01:44

이한구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
한나라당 내부 최대 의원 연구모임 ‘국민통합포럼’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후보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선출될 전망이어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예고된다. 특히 이 후보자가 이 모임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기 위해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는데도 여야가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해, ‘날림’ 청문회를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국회는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추천된 이한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를 열었다.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출신인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 추천 몫으로 후보자가 됐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1년 넘게 ‘사단법인 국민통합포럼’의 이사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인사청문회 때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데서 불거졌다. 이 단체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으며, 한나라당 재정위원이기도 했던 박상희 전 의원(현 중소기업포럼 대표)도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지식경제부로부터 2013년까지 ‘지정 기부금 단체’로 등록된 상태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청문자료에 이런 사실을 누락한 까닭을 해명하라며, “한나라당 내 정치모임 국민통합포럼과 관계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난해 연말 등록했지만 뚜렷한 활동이 없어서 (이사장 재직 사실을) 누락했을 뿐, (한나라당 내 모임과) 이름만 같을 뿐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해명은 끝내 거짓말로 드러났다. 청문회가 끝난 뒤, 안상수 원내대표가 김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련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와의 친분을 밝힌 뒤, “실무는 보좌관들이 다 했고 이 후보자는 별 역할을 안 했다”며 양해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이 후보자도 이런 사실을 시인하고 “향후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관련 모임에 일체 참석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다. 애초 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던 김 의원은 이를 조건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물러섰다. 이 후보자는 29일 본회의 의결을 거쳐 중앙선관위원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청문회에서 위증까지 한 후보를 사실상 인준하기로 한 까닭은 이 자리가 무보수 비상임직인데다, 국정감사(10월5~24일)와 재보궐 선거(10월28일) 등 정치 일정에 밀렸기 때문이다. 애초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보고서 채택을 반대한 김 의원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지도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떻게 제대로 된 검증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자괴감을 토로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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