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자전거족 위협하는 ‘자전거 전용도로’

등록 2009-09-20 20:35수정 2009-09-21 00:31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천호대로 구간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달리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천호대로 구간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달리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찻길과 구분없거나 모호…자동차 침범
사고 많은 교차로선 외려 끊겨 ‘위험’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다가 택시에 치일 뻔했어요. 이걸 자전거를 위한 도로라고 할 수 있나요?”

자전거 출퇴근족인 양정승(39)씨는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 구간을 지나다 자전거도로를 침범해 우회전을 하려던 택시와 부딪칠 뻔했다. 양씨가 너무 놀라 택시기사에게 항의했더니 택시기사가 오히려 욕을 해 결국 경찰을 부르고 말았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직 자전거 전용도로 침범에 대한 단속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택시를 그냥 보냈다.

천호대로는 현재 차로를 줄이는 방식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하고 있다. 전체 구간의 70% 정도에서 차선 그리기와 경계석 설치 작업을 마쳤다. 이미 일부 자전거족들이 이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차도와 자전거도로 사이의 경계석 높이가 3㎝ 정도밖에 되지 않아 차량들이 자전거도로를 침범해 달리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천호대로 자전거도로는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전거 전용도로가 표시된 곳에서 자전거족들이 전용도로를 이용해서 달리는 것이 당연하다. 역시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중인 경복궁 외곽이나 연신내역~응암역 구간에서도 분리대가 없거나 미흡해 이런 위험한 상황이 쉽게 벌어진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경험이나 연구가 부족해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전주시의 정책을 점검하는 민간단체인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가 지난 5월에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주시내 자전거도로 291㎞에서 169건의 개선사항이 지적됐다. 주로 거론된 내용은 노면상태 불량, 자전거도로에 주차된 차량 등이었다.

분리대가 있는 구간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지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네이버 카페) 운영자는 “노원구 수락산역에서부터 상계1동 구간에 건설된 자전거도로의 분리대 높이가 1m 정도로 핸들 높이와 비슷해 추월할 때 자전거와 분리대가 부딪치는 경우가 있고, 경계석의 높이가 애매해 페달이 자꾸 걸린다”며 “자전거도로를 시공할 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얘기를 들었다면 이런 불편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전거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교차로에도 여전히 위험 요소가 많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5월 발간한 ‘자전거도로 설치지침’에는 “시인성을 높여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교차로 진출입구 등에는 포장 색깔을 달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현재 조성됐거나 조성중인 대부분의 자전거도로는 주행도로에서 바닥 색깔을 달리하다가도 교차로 구간에서는 오히려 바닥 색깔이 사라진다.

이지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초록정책국 간사는 “현행 도로교통법 16조 1항을 보면 차도에서 통행 우선순위가 긴급자동차, 자동차, 원동기장치 자전거, 그 밖의 차마(자전거 포함)로 돼 있어 주행 때나 교차로에서 자전거 안전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선진국처럼 도로에서는 차량 운전자가 약자인 자전거 운전자에게 양보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박임근 기자 kh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