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한 문신 ‘평생 상처로’
“3~5년 뒤 없어진다” 상술에 여고생 속아
경기 남양주시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최아무개(16)양은 지난해 12월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문신시술소를 찾았다. 연예인과 친구들 사이에 유행하는 문신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반값 할인 행사’를 한다는 선전을 인터넷을 통해 봤기 때문이다.
업소 주인 이아무개(29)씨는 “3~5년이면 없어지는 ‘반영구 문신’이 있다”며 최양에게 문신을 권유했고, 최양은 25만원을 주고 등 전체를 뒤덮는 크기의 문신을 넣었다. ‘누구도 너의 라이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라’는 뜻의 일본어 문구에 꽃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이었다.
최양의 아버지는 최근 딸의 문신을 발견하고 펄쩍 뛰었다. 최씨는 딸을 데리고 피부과 병원을 찾아 문신을 제거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평생 없어지지 않는 영구 문신으로, 1000만~4000만원의 비용이 들고 피부가 벗겨질 경우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답을 들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최씨의 신고로 수사에 나서, 최양 등 미성년자 70여명을 포함해 총 170여명에게 불법 문신 시술을 한 이씨 등 문신 시술자 4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28일 불구속 입건했다. 문신 시술은 현행법상 의료행위에 속해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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