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제주지사 주민소환투표 총유세가 열린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앞에서 25일 저녁 시민들이 김지사의 정책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촛불을 흔들고 있다. 제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6일 김태환지사 주민소환투표…긴장감 감돌아
곳곳 투표독려 펼침막…김지사 “투표않는게 최선”
곳곳 투표독려 펼침막…김지사 “투표않는게 최선”
사상 첫 광역자치단체장 주민소환 투표를 하루 앞둔 25일 제주 시내는 태풍의 눈 한가운데 자리잡은 듯했다. 투표를 독려하는 펼침막이 곳곳에 걸린 시내는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까지도 시민들의 반응은 복잡한 편이어서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제주시 시청로에서 열쇳집을 운영하는 문여만(60)씨는 김태환 제주도지사 소환투표 참여 여부에 대해 “아직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무사 임아무개(71)씨는 “찬성이든 반대든 내일 꼭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들은 “투표장에 가는 것이 눈치보인다”고 말했다. 한 공무원(46)은 “누가 투표장에 왔는지 다 아는 상황에서 투표에 참여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투표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태환 제주도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는 마지막 유세전에 들어갔다. 하루 전인 24일만 해도 제주지역 보건의료인, 청년, 농민, 민주당 평당원 등이 차례로 ‘소환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25일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25일 낮에는 유세차량 두 대가 제주시내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내일의 투표를 알렸고, 이날 저녁 7시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제주시청 앞에 모여 마지막 집중유세를 펼쳤다.
고유기 김태환 제주도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소환투표에 서명한 주민들이 7만7천명이나 돼 이들이 각자 한명씩만 지인들을 투표장에 데려온다면 33.3%의 기준 투표율을 넘길 수 있다”며 “그러나 투표 행위 자체를 ‘찬성’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서 실제 그만한 숫자의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할지는 속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날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다. 김 지사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소환으로 인해 4개월 가까이 제주도의 각종 정책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힌 뒤 더 이상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김 지사의 운동사무소는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환 제주도지사에 대한 소환투표는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뤄지며, 투표가 끝나면 투표함을 열어 투표지의 매수를 확인한다. 투표율이 기준인 33.3% 이상이면 찬성·반대를 확인하며 소환 찬성표가 절반을 넘으면 김 지사는 해임된다.
제주/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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