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앞줄 맨 오른쪽),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왼쪽 셋째), 탕자쉬안 전 중국 국무위원(고노 전 의장 뒤) 등 세계 각국의 조문사절단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에서 헌화·분향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세계 각국 조문 물결
러·영·캐·오스트레일리아쪽도 분향
미 셀던 교수, 영정에 큰절 올려 ‘눈길’
러·영·캐·오스트레일리아쪽도 분향
미 셀던 교수, 영정에 큰절 올려 ‘눈길’
23일 국회에서 엄수된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엔 각국의 조문사절단들도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11개국 사절단이 참석했고, 42개 국가의 정상이나 외교장관이 조전을 보내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과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로 꾸려진 10명의 미국 조문사절단은 영결식에 나란히 참석해 헌화하고 분향했다. 빌 클린턴 정부 때인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한 뒤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적이 있는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헌화를 한 뒤 두 손을 모아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1973년 김 전 대통령이 도쿄에서 납치됐을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으로 있으면서 구명에 앞장섰던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도 영정 앞에 머리를 숙였다. 그는 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도 한국에 파견돼 신군부를 상대로 구명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94년 1차 북핵 위기 때 김 전 대통령이 제안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실질적으로 성사시키는 데 큰 몫을 했던 제임스 레이니 전 대사도 헌화했다.
중국에선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을 비롯한 현직 외교부 고위관료 11명이 사절단으로 영결식에 참석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김 전 대통령 재임 때인 98년부터 2003년까지 외교부 부장을 지냈다. 그는 2004년 장쩌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김 전 대통령의 회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청융화 주한 대사,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 등도 분향했다.
일본에선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과 시마다 준지 외무성 동북아과장 등이 영결식에 참석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도쿄 피랍 당시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벌였던 고노 전 의장은 “정치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고, 다시 한번 연설을 듣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선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대사가 영결식에 참석했다. 영국은 앤드루 아도니스 교통부 장관, 캐나다는 배리 데블린 한-캐나다 의원친선협회 공동회장, 오스트레일리아는 앤서니 번 통상담당 정무차관이 사절로 왔다.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당시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폈던 일본의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와 마크 셀던 미국 코넬대 교수도 영결식에 참석했다. 장의위원이기도 한 와다 교수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안장식에도 끝까지 참석했고, 셀던 교수는 서양인으로선 드물게 영정에 큰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서울 광장 분향소에서 미국 코넬대학교 마크 셀던 교수가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인 와다 하루키 교수와 함께 DJ 영전 앞에서 조의를 표하면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땅바닥에 댄 뒤 머리를 숙여 큰절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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