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모임 “보 증설은 시대착오”
정부가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해 4대강에 20여곳의 보를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4대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오히려 기존에 설치된 하굿둑이나 댐, 보를 허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하천학회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21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재단에서 ‘4대강사업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금강·영산강 사업 살리기 사업의 문제와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정부의 금강 살리기의 근본문제와 대책’을 발표한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금강 하굿둑은 강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현재는 이용률이 매우 낮다”며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금강 하굿둑 없애기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금강은 다른 하천에 비해 생태계가 괜찮은 편인데, 보를 설치해 생태계를 살리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둑과 댐을 걷어내야 하는 시대에 수조원을 들여 보를 더 설치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원영 수원대 도시부동산개발학과 교수도 “팔당댐의 원래 기능은 ‘홍수 조절’인데 지금은 전혀 기능이 없는 것으로 검증됐다”며 “이런 댐들도 취수원 다양화를 통해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기 조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영산강과 관련해 “바닷물과 강물이 하구에서 서로 만나야 생태계가 건강해진다”며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은 운하에 설치된 보를 없애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영산강의 퇴적토를 분석한 결과 오염도는 미국 환경청의 오염 기준에 훨씬 못 미쳤다”며 “수질개선을 위해 영산강 준설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논리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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