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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권위주의 리더십도 함께 저물 것”

등록 2009-08-21 19:32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되돌아본 DJ ③ 정치
노무현 시대부터 탈권위주의적 지도자 실험 진행
김재홍 “수시로 검증받는 새 리더십 출현할 수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 정치사에서 권위주의적 리더십의 시대를 마감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재홍 경기대 교수(정치학)는 조만간 펴낼 연구서 ‘한국 정당과 정치지도자론 2’에서 해방 이후 정치지도자를 1,2,3세대로 구분했다. 이 구분에 따르면 이승만, 김구 등 신생 독립국가의 지도자들이 1세대로 분류된다. 이들은 독립운동에 헌신했다는 업적을 토대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확보했다.

김 교수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쿠데타를 감행했던 지도자들을 2세대로 분류했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명제를 실천했다. ‘총구의 카리스마’라고도 부를 수 있다.

김대중·김영삼 양김씨는 반독재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형성한 제3세대 리더십으로 분류된다. 엄혹한 군사독재의 탄압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과정에서, 확고한 권위와 리더십을 확보했다. 두 김씨는 정당 내부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92년 12월 대권 3수에 실패하자 정계은퇴를 밝혔다가, 95년 7월18일 정계복귀를 선언한다. 이어 당시 이기택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에서 계보 조직을 대거 빼내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다. 대표적 말바꾸기로 명분이 약했지만, 호남을 근거로 해서 절대적 장악력을 가진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제적으로 민주인권 지도자로 존경받은 그가, 국내 정당정치에서 제왕적 존재로 군림하는 것은 모순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는 측근 비리가 잇달았으며, 김홍업·김홍걸씨 등 두 아들이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다. 김 전 대통령은 비등한 여론에 떼밀려 여당 총재직을 사임하고 당적을 이탈하기에 이르렀다. 권위주의적 지배체제의 이완이 일부 나타났던 셈이다.

정치권에선 김 전 대통령의 현직 퇴임 이후, 그리고 ‘노무현 시대’에서부터 이미 탈권위주의적인 ‘제4세대형 리더십’의 실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재홍 교수는 “고정불변의 권위에 기반한 카리스마형 지도자의 시대는 마감됐다”며 “고정적인 권위 대신에 민심과 여론주도 집단 속에서 수시로 검증받고 인정받는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십이 출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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