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독일 베를린의 한국대사관에서 19일(현지시각) 조문객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꽃을 바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유럽서도 추모 물결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 이어 유럽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19일(이하 현지시각) “두 차례 암살 위협을 받은 희생자로, 군사정권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기도 한 김 전 대통령은 25년 이상 한국 민주화투쟁의 상징이었다”며 “그의 삶은 종종 남아프리카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비교됐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보수적 신문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도 이날 “김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성공적 투사이자 동아시아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이라며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동방정책처럼 그의 햇볕정책도 논란거리가 됐지만 그는 비판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의 한국대사관 빈소에는 현지인과 동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주노르웨이 대사관에는 이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예이르 루네스타 노벨연구소 소장이 조문했다. 그는 조문록에 “슬픔과 함께 한국,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고인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햇볕정책’이 한반도 역사의 중요한 역사적 이정표가 됐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지가 이어져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조전을 보내왔다.
일본 도쿄 한국대사관 분향소에는 20일에도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을 비롯해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사장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명복을 빌었다.
중국에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에 이어 시진핑 부주석,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 등 지도자들이 잇따라 조전을 보내 김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했다. 중국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조전에서 “김 전 대통령의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열정과 학식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도 “김 전 대통령은 오랜 친구로서 여러 번 만났고, 생전의 모습과 한-중 우호관계 발전에 대한 열정과 지혜는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한덕수 대사 등 주미대사관 직원들이 워싱턴 주미대사관 1층 강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 등 미주지역 총영사관들에도 분향소가 설치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도쿄 베이징 워싱턴/김도형 박민희 권태호 특파원, 연합뉴스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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