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될 관(棺)은 팔각모양으로 진갈색의 향나무로 제작됐다고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이 20일 밝혔다.
관은 길이 2m, 높이 44㎝에 위쪽 폭 57㎝, 아래쪽 폭 51㎝ 크기로, 천판(관뚜껑)과 측판 양쪽에는 대통령 문양인 봉황 무늬가 새겨져 있고, 전면과 후면에는 봉황 무늬와 함께 국화(國花)인 무궁화가 상각됐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애초 오동나무와 삼나무, 향나무, 백향나무 등의 재질을 두고 고민하다 방습 및 방충 효과가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단단한 향나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영면할 관은 특별 제작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이라면서도 어디서 제작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 병원 장례용품점에 따르면 고급관제로 사용되는 향나무는 주로 수령 70~100년 가까이 된 장목(壯木)이 사용되며, 다른 재질보다 단단해 화장용보다는 매장용으로 쓰인다.
특히 향나무 특유의 냄새는 관 손상의 원인이 되는 각종 벌레의 침투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가격은 다른 재질의 관보다 20~30%가량 비싸 보통 100만~200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용품점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 측이 관 재질로 향나무를 선택했다는 것은 '매관'하겠다는 것으로, 향나무가 단단하고 튼튼하므로 집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