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태어난 전남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 생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19일 오전 이 지역 학생들이 꽃을 든 채 고인을 기리고 있다. 하의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세브란스병원 빈소
각계 인사들 발길…외교사절 조문 줄이어
‘악연’ 전두환 전 대통령 “고생 많으셨다”
각계 인사들 발길…외교사절 조문 줄이어
‘악연’ 전두환 전 대통령 “고생 많으셨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엔 온종일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도 아들 김홍업, 김홍걸씨와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 박지원 의원 등 동교동계가 조문객을 맞았다. 부인 이희호씨는 탈진으로 링거주사를 맞아 이날 빈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전 10시,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도록 한 악연의 주인공 전두환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았다. 그는 아들 김홍업씨에게 “사람 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3김시대’의 한 축인 김종필 전 총리는 거동이 불편해 조문 대신 위로의 말을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 편에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보수·우익계의 원로 이철승 전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한승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20여명도 애도를 표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은 “빈소가 정리되고 자리가 잡히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이른 시일 내 조문할 예정”이라고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 일정을 밝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 20여명도 조문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과 박태준·이한동·이홍구·이수성·김석수 전 총리,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조순 전 서울시장 등 김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인연이 깊은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정진석 추기경은 “(김 전 대통령은) 사람으로서 가장 하기 어려운 본보기를 국민들에게 남겨준 삶을 사신 분이다.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과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조문했다.
이 밖에 이용훈 대법원장,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안병욱 진실화해위 위원장, 현병철 국가인권위 위원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이 조문했다. 언론계에선 <한겨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의 임원진이 병원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학계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함께해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빈소를 찾았다. 중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외교 사절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씨와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등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들의 조문도 줄을 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은 20일 낮 12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서교동 성당 윤일선 신부의 주관 아래 천주교식으로 열린다. 김 전 대통령 쪽 최경환 비서관은 “영결식 날짜가 확정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김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인사 600여명에게 장례 일정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지은 이경미 송호진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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