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DJ와 동교동 세탁소 박병선씨의 30년 인연

등록 2009-08-19 06:38

"늘 인자했던 분...입원 직전 잠옷 맡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병선(67)씨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세탁물을 다리며 분주하게 손을 움직였지만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다.

박씨는 1977년 동교동으로 이사와 세탁소 문을 연 이래 청와대 5년과 1980년대 가택연금 기간을 제외하고는 30년간 줄곧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세탁물을 책임져 왔다.

박씨는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또 한 명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오늘 오전 김 전 대통령의 비서가 찾아와 (대통령이) 조금 더 계실 것 같다고 해 이처럼 갑자기 서거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새벽에 세브란스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병실에라도 한번 들러볼 것을…"이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세탁물을 가지러 김 전 대통령 자택에 수없이 드나들었다는 박씨는 지난 30년간 김 전 대통령과 변변한 대화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늘 미소가 가득한 인자한 얼굴을 떠올렸다.

박씨는 "대통령께서 워낙 과묵하셔서 별다른 대화는 없었지만 찾아갈 때마다 웃음 가득한 얼굴로 '수고하십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며 반갑게 맞아줘 좋은 인상을 가졌다"라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병세 악화로 지난달 13일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 박씨에게 '잠옷'을 맡겼는데 결국 그것이 마지막 세탁물이 되고 말았다. 이 잠옷은 김 전 대통령이 쾌차하면 병원에서 환자복 대신 입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영원히 이 나라의 큰 어른으로 남을 그분이 다음에는 고통 없는 세상에서 사셨으면 좋겠다"며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했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속보] 헌재, 최상목 상대 ‘마은혁 불임명’ 헌법소원 선고 연기 1.

[속보] 헌재, 최상목 상대 ‘마은혁 불임명’ 헌법소원 선고 연기

[단독] 윤석열 쪽, 홍장원 통화기록 조회 요청…정치인 체포 증언 책잡기 2.

[단독] 윤석열 쪽, 홍장원 통화기록 조회 요청…정치인 체포 증언 책잡기

헌법 전문가들 “최상목, 헌재 결정 땐 마은혁 즉시 임명해야” 3.

헌법 전문가들 “최상목, 헌재 결정 땐 마은혁 즉시 임명해야”

경찰,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내사 착수 4.

경찰,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내사 착수

경찰, 김성훈·이광우 업무·개인 휴대전화 모두 확보 5.

경찰, 김성훈·이광우 업무·개인 휴대전화 모두 확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