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김 전 대통령, 벙어리장갑 끼고 ‘작별’

등록 2009-08-18 20:39수정 2009-08-18 21:43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치료 의사가 전한 마지막 순간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거 당시 가족과 측근 인사 등 20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이희호 여사가 손수 만들어준 벙어리장갑을 끼고 평온한 모습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입원 이후 의료진으로 참석한 전문의 A씨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투병과 서거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전날 밤부터 나빠지다 이날 오전 9∼10시께 급격히 악화하자 중환자실로 들어가 자리를 뜨지 않았으며 운명했을 당시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했다.

A씨는 "이 여사는 누워계신 김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 앉아 벙어리장갑을 낀 오른손을 부여잡은 채 흐느끼셨다"라고 말했다.

37일간 입원 치료를 받으며 중요한 고비를 수차례 맞았으나 그때마다 위기를 잘 넘겼던 김 전 대통령이지만 이날 상황은 심각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 측근들도 임종 한 시간여 전부터 중환자실로 몰려가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이 자리에 모인 측근들은 "여사님을 잘 지켜 드리겠다", "저희가 잘 알아서 (정치)하겠다"는 등 돌아가면서 한 명씩 김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이 운명하던 순간에는 이 여사와 세 아들을 비롯한 가족과 측근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 정남식 학장, 주치의 장준 교수 등 20여 명이 함께 했고 치료에 참여했던 다른 의사들은 한발 물러났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전문의 A씨는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수가 점점 느려지다가 편안하게 돌아가셨다.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 의료원장님이나 병원장님이 병실 참석자들한테 (김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이 여사가 흐느끼는 모습을 본 몇몇 여의사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했다고 A씨는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폐렴 증세로 입원한 지난달 13일부터 중환자실에 상주했다는 A씨는 "며칠 전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도 어떻게든 소생시켜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회복시켜 병실로 올려 드렸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진원 기자 san@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디올백 사과 의향’ 질문했다더니…박장범 “기억 오류” 말 바꾸기 1.

‘디올백 사과 의향’ 질문했다더니…박장범 “기억 오류” 말 바꾸기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티메프 경영진 구속영장 모두 기각 2.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티메프 경영진 구속영장 모두 기각

‘입틀막’ 경호처, 윤 골프 취재하던 기자 폰 강제로 뺏어 3.

‘입틀막’ 경호처, 윤 골프 취재하던 기자 폰 강제로 뺏어

이재명 산 넘어 산…‘의원직 상실형’ 이어 재판 3개 더 남았다 4.

이재명 산 넘어 산…‘의원직 상실형’ 이어 재판 3개 더 남았다

경희대 교수·연구자 226명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전문] 5.

경희대 교수·연구자 226명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전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