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과 대화 못한 것 안타까워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 구술 작업에 참여한 소설가 유시춘(59) 씨는 18일 "김 전 대통령은 뼛속 깊은 민주주의자"라며 고인을 회고했다.
유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상이 과격하다거나 좌경 용공이라는 식의 군사독재가 덧씌운 평가는 터무니없는 누명이라는 것을 절감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철저한 민주주의자이자 의회주의자이고 휴머니스트였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누나이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내기도 한 유씨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을 지내며 김 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한 이후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어왔다.
이번 자서전 작업에도 김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참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2006-2007년 2년간 총 60여 차례에 걸쳐 김 전 대통령을 만나 그의 구술을 기록했으며, 이렇게 해서 원고지 5천 매에 달하는 초고가 최근 완성됐다.
유씨는 "김 전 대통령은 지난 일을 시종일관 담담하게, 가감 없이 기술하셨다"며 "기억력이 정말 좋으셔서 오래된 일도 세세하게 기억하셨고 내가 농담으로 '좁쌀영감'이라고 할 정도로 세심하셨다"고 전했다.
연내 출간될 자서전에는 김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군사독재 시절 겪은 고초와 정치 역정, 대통령 재임 시절의 일화 등을 상세하게 담게 된다.
유씨는 "1981년 사형선고를 받으셨을 때 살고 싶었던 간절한 생각이나, 당시 '내가 죽더라도 정치보복은 절대 안 된다'고 당부하신 이야기 등을 하실 때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또 대화를 존중하셨던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씨는 또 "김 전 대통령은 꽃과 새를 좋아하셔서, 동네 참새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코스모스 꽃밭에서 비서진과 다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며 "알려진 것과 달리 유머감각도 굉장히 풍부하셨다"고 인간적인 면모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마지막으로 김 전 대통령을 뵈었을 때 수고했다며 만년필을 선물하셨는데 입원 이후에 뵙고 싶어도 뵐 수가 없었다"는 유씨는 "역사가 평가할 몫이 남아있지만, 자서전을 통해 그동안 왜곡됐던 김 전 대통령의 면모가 바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유씨는 또 "김 전 대통령은 꽃과 새를 좋아하셔서, 동네 참새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코스모스 꽃밭에서 비서진과 다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며 "알려진 것과 달리 유머감각도 굉장히 풍부하셨다"고 인간적인 면모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마지막으로 김 전 대통령을 뵈었을 때 수고했다며 만년필을 선물하셨는데 입원 이후에 뵙고 싶어도 뵐 수가 없었다"는 유씨는 "역사가 평가할 몫이 남아있지만, 자서전을 통해 그동안 왜곡됐던 김 전 대통령의 면모가 바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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