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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종교계, 김 전 대통령 서거 일제히 애도

등록 2009-08-18 19:34수정 2009-08-18 19:35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천주교를 비롯한 종교계가 일제히 애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정진석 추기경 이름으로 낸 애도 메시지에서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대중 토마스 모어(세례명)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인권과 민주화,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해 한평생 헌신하셨다"고 회고했다.

정 추기경은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핍박 속에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사형선고를 받아 옥살이를 하고 이후로도 수십 년간 역경 속에서도 오히려 상대방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감싸 안았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온갖 고난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할 만큼 진정한 신앙인이셨다"고 애도했다.

정 추기경은 "지상의 삶을 충실히 마치고 선종하신 김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고인의 영혼이 자비로운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도 "김 전 대통령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갈라진 우리 민족의 화해를 위해 애쓰셨으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신 참된 신앙인이었다"고 애도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도 "김 전 대통령의 선종을 애도하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광주대교구는 21일 오전 11시 주교좌 임동성당에서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주례로 김 전 대통령 추모 미사를 거행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권오성 총무 명의의 애도 메시지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독재 정권 치하에서 민주화를 이룩하고 남북대화와 정상회담을 통해 민족 통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 대통령 재임기간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국가 부도 직전의 경제위기를 극복했고, 인권과 평화를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로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현 정부와 정치권, 또 국민 모두가 이 업적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도 "김 전 대통령은 일생을 정치인으로서 격동하는 대한민국의 현대사 속에 민주화와 남북평화에 크게 기여했다.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하며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제 우리나라는 김 전 대통령의 바람이었던 국민화합과 통합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 전 대통령이 병상에 있을 때 전직 대통령들이 '병상 화해'하는 모습은 국민화합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국민들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하나 되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하며 정치인들도 지방색에 기반을 둔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애도문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상징적 존재였다"며 "이런 국가의 원로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공허하며 안타깝다. 그러나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회자정리(會者定離)이므로 김대중 전 대통령 영가께서는 천당과 불찰(佛刹)에서 초연하게 지내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실천불교 전국승가회는 "김 전 대통령은 엄동설한에도 꿋꿋하게 견디어 여름에 꽃을 피우는 인동초의 삶을 살아가신 이 땅의 진정한 지도자였다"며 "고인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종법사는 조위문을 통해 "국민의 정부에서 이룬 국정 과업은 큰 국가 지도자로서 역사에 새겨질 것이며,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보여준 백절불굴의 정신은 국민에게 희망으로 살아있을 것"이라며 "삼가 청정법계에서 편히 쉬시고 영겁다생의 무량수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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