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폐색전증→급성호흡곤란증후군→다발성장기부전 거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만성콩팥병과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18일 서거할 당시 의학적 최종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는 게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이다.
다발성 장기부전은 말 그대로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추가 되는 폐나 간, 신장 중에 두 곳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상당수의 암환자나 만성질환자들이 투병 말기가 되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을 거둔다.
보통 다발성 장기부전이 생기면 약물요법을 통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도 하지만, 더 이상 호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보통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서지영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발성 장기부전증은 신체에 염증성 반응이 심해지면서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쳐,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상태를 말한다"면서 "증상으로는 심장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며 의식장애가 오고, 호흡부전, 신부전, 간부전 등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발성 장기부전은 만성질환으로 전신성 염증(패혈증)이 왔을 때 발생하기도 하며, 심장기능 정지와 같은 쇼크 때문에 급성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는 그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던 폐렴이나 폐색전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폐색전증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단초가 된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폐색전증은 폐동맥에 피 찌꺼기(혈전)나 다른 이물질이 생겨 막힌 상태를 말하는데, 김 전 대통령처럼 고령이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기가 어려운 노인들이 주 위험군에 속한다.
이 질환이 위험한 것은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나, 각혈, 흉통, 어지러움, 쇼크로 인한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폐색전증의 10~25%는 증세를 보인 지 2시간 안에 돌연사를 초래할 만큼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급사하지 않더라도 폐포 과호흡이나 폐 내부 혈관 저항의 증가, 부종 등의 증상이 폐색전증 때문에 발병할 수 있으며, 이는 허혈 및 심장의 우심실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장기 병환 상태가 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도 당초 폐렴치료를 위해 입원했지만 지난달 23일 폐색전증이 나타나 한때 호흡곤란 등으로 위독한 상황을 겪으면서 병원을 떠나지 못했다. 의료진은 폐색전증 치료를 위해 혈전 용해제를 다량으로 주입한 끝에 막힌 폐동맥을 뚫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김 전 대통령은 혈압과 체내 산소 포화도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폐색전증 치료 후에도 김 전 대통령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폐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에 동반되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기관절개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관절개술은 목 중앙 기관(氣管)에 호흡기 튜브를 넣어 인공호흡기를 직접 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마지막 연명치료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폐렴→폐색전증→급성호흡곤란증후군→다발성장기부전 등의 악화 과정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서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심장이 멎었고, 급성호흡곤란 증후군과 폐색전증 등을 이겨내지 못했다"면서 "원래 폐렴으로 입원했지만, 마지막에는 다발성 장기부전 탓에 심장이 멎었다"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김길원 기자 bi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 질환이 위험한 것은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나, 각혈, 흉통, 어지러움, 쇼크로 인한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폐색전증의 10~25%는 증세를 보인 지 2시간 안에 돌연사를 초래할 만큼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급사하지 않더라도 폐포 과호흡이나 폐 내부 혈관 저항의 증가, 부종 등의 증상이 폐색전증 때문에 발병할 수 있으며, 이는 허혈 및 심장의 우심실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장기 병환 상태가 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도 당초 폐렴치료를 위해 입원했지만 지난달 23일 폐색전증이 나타나 한때 호흡곤란 등으로 위독한 상황을 겪으면서 병원을 떠나지 못했다. 의료진은 폐색전증 치료를 위해 혈전 용해제를 다량으로 주입한 끝에 막힌 폐동맥을 뚫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김 전 대통령은 혈압과 체내 산소 포화도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폐색전증 치료 후에도 김 전 대통령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폐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에 동반되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기관절개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관절개술은 목 중앙 기관(氣管)에 호흡기 튜브를 넣어 인공호흡기를 직접 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마지막 연명치료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폐렴→폐색전증→급성호흡곤란증후군→다발성장기부전 등의 악화 과정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서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심장이 멎었고, 급성호흡곤란 증후군과 폐색전증 등을 이겨내지 못했다"면서 "원래 폐렴으로 입원했지만, 마지막에는 다발성 장기부전 탓에 심장이 멎었다"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김길원 기자 bi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