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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은 대륙’에 매료된 한국

등록 2009-08-07 20:44수정 2009-08-07 23:01

 6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찻집에서 아프리카 출신 유학생 레이철 이마니 물린다가 공부모임에 모인 사람들에게 스와힐리어를 가르치고 있다. 권오성 기자
6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찻집에서 아프리카 출신 유학생 레이철 이마니 물린다가 공부모임에 모인 사람들에게 스와힐리어를 가르치고 있다. 권오성 기자
아프리카 마니아들 모여 ‘스와힐리어 스터디’
전통 타악기 ‘젬베’ 연주도…여행객 증가세
“아싼테 싸나.”(대단히 감사합니다) “아싼테 싸나!”

지난 6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찻집에서 5명의 젊은이들이 콩고인 레이첼 이마니 물린다(21)의 도움으로 낯선 말을 배우고 있다. 회원 8천여명의 아프리카 정보 커뮤니티 ‘고고 아프리카’에서 운영하는 스와힐리어 공부모임 자리다.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남동부의 탄자니아와 케냐 등지에서 쓰이는 공통어다.

‘머나먼 대륙’ 아프리카가 가까워지고 있다. 아프리카 여행객이 늘어날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아프리카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스와힐리어 공부모임만 봐도, 우연히 찾았던 아프리카를 잊지 못한 여행자, 현지 활동을 준비 중인 사회복지사, 미국에서 만난 아프리카 난민을 떠올리며 찾았다는 유학생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조영선(29)씨는 “낯선 곳을 가보자는 생각에 아프리카 여행을 갔는데 잊을 수가 없다”며 “언어를 통해 더 알고 싶다”고 말했다.

 젬베 연주자 이영용(가운데)씨가 지난 4월 수원 경기대에서 ‘젬베폴라’(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젬베 연주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고고 아프리카 제공
젬베 연주자 이영용(가운데)씨가 지난 4월 수원 경기대에서 ‘젬베폴라’(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젬베 연주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고고 아프리카 제공

레이첼은 “사람들을 가르칠 때면 행복해진다”며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아프리카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려고 1년반 전에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고고 아프리카의 운영자 문헌규(32)씨는 “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프리카 유학생은 대략 50여명 정도”라며 “아직 주위에선 아프리카라고 하면 초원이나 기아 문제만을 떠올리지만 그곳은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 가까이 다가가려 전통 악기 ‘젬베’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다. 젬베는 아프리카의 나무와 염소가죽을 이용해 만든 타악기로, 깊은 울림을 내는 걸로 유명하다.

매달 초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선 ‘젬베폴라’(www.djembefola.kr)라는 이름의 참여형 공연(워크숍)이 열린다. 따로 젬베 교습을 받는 작은 모임도 여럿이다. 남아공 유학 시절 배웠던 젬베를 잊지 못해 워크숍을 찾는다는 김주엽(29)씨는 “젬베는 배우기 쉽고 여럿이 함께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난다”고 말했다.

국내의 젬베 연주자는 10여명에 불과하지만,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9년 경력의 젬베 연주자 이영용(42)씨는 “젬베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정신이 담긴 악기”라며 “2005년에 1~2명으로 시작했던 젬베폴라에는 요즘 들어 매주 10여명 이상씩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8~30일에는 서울시립 보라매 청소년수련관에서 젬베의 세계적 거장, 마마디 케이타의 워크숍도 열린다.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느는만큼 여행객들도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여행사 ‘모두투어’의 박유남 홍보담당자는 “2007년 여름에 견줘 지난해 여름엔 아프리카 여행객이 42%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아프리카 사람들도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10% 이상씩 늘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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