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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쌍용차 농성 노조원’ 부자의 불안, 형제의 후회

등록 2009-08-07 00:48수정 2009-08-07 08:13

5일 저녁 경기 평택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박태섭씨가 평택 쌍용차 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서 받은 문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5일 저녁 경기 평택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박태섭씨가 평택 쌍용차 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서 받은 문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쌍용자동차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평택공장 안팎에서 평화적 해결을 기다리며 가슴 졸였던 가족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1.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전 위원장인 박태석(59)씨는 한편으로 아들의 뜻을 지지하면서도 한편으로 아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깊었다. 그의 아들 박아무개(28)씨는 경찰의 2차 진압이 있던 5일 평택공장 안에서 저항하던 조합원 가운데 한 명이다.

처음에는 “함께 살자고 하는 건데 회사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라며 들어갔던 아들도 70여일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 조금씩 지쳐 갔다. 박씨는 아들에게 “힘들면 나와도 된다”고 했지만 아들은 “아직은 괜찮다”며 버텼다. 아들은 내부의 상황에 대해서 말을 피했지만 아버지는 얼마나 비참한지 주변인들로부터 듣고 있었다. 경찰의 1차 작전이 있었던 지난 4일 저녁, 아들은 ‘조금만 버텨 볼게요. 그런데 이 회사 다니기는 싫어졌네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5일 저녁 경기 평택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박태섭씨가 평택 쌍용차 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서 받은 문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5일 저녁 경기 평택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박태섭씨가 평택 쌍용차 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서 받은 문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차 작전이 있었던 5일, 박씨의 아내는 강경 진압 광경에 쓰러졌고 이날 밤 아들 박씨는 결국 공장 밖으로 나와 경찰 조사를 받았다. 6일 새벽에 들어온 아들을 박씨는 묵묵히 맞았다.

#2. 경찰 진입에 공장 옥상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차아무개(49)씨는 6일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그는 3,4번 척추가 부러져 오는 10일 수술을 앞두고 있다. 형을 바라보는 동생 차씨의 마음은 무겁다.


차씨와 동생은 함께 쌍용자동차에서 근무하던 노동자였다. 그러나 이번 정리해고 때 운명이 갈렸다. 차씨는 해고 대상 처분을 받아 평택공장의 점거 농성에 들어갔고, 동생은 해고를 피한 ‘산 자’로서 사쪽에 섰다. 그러나 안에 있는 형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동생 차씨는 거푸 깊은 한 숨을 쉴 뿐 “무슨 할 얘기가 있겠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자식들에게도 할 말이 없고, 나이드신 부모님께는 말씀도 못드렸다”고 했다. 형수는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 그는 “이 상황에서 바랄 게 뭐가 있겠어요. 형이 빨리 낫기를 빌 뿐”이라고 했다. 또, 쌍용차 사태에 대해 “서로 간에 몸 안 다치고 끝낸다면 그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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