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유고’ 내용
세계적 변화 흐름 역행 현실 안타까움 토로
재임기간 진보진영 비판 서운함 드러내기도
세계적 변화 흐름 역행 현실 안타까움 토로
재임기간 진보진영 비판 서운함 드러내기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유고에는 ‘진보주의’에 대한 평소의 고민과 재임 시절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한계,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주지 않은 민주당과 진보세력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진보의 시대로 가는 신호탄’으로 규정하면서, 세계적 변화의 흐름을 역행하는 한국 현실을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한국은 아직도 보수의 나라”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을 “보수의 나라”로 규정한다. “반공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아직도 색깔 공세가 통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이어 “한참을 더 가야 미국, 일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진보의 시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어지는 단상은 이렇다. “민주당은 진보인가? 민노당·진보신당의 노선은 성공할 것인가? 시민이 중요하다. 전선이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대한 기대감도 곳곳에서 내비친다. “오바마의 당선이 진보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라면 이제 진보의 시대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국민은 감세정책, 트리클 다운, 금융 규제 완화 등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뒤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버락 오바마가 한국에 오면 밀어줄 국회가 있는가? 밀어줄 여론은 있는가?”
한국 현실과 관련해선 “한국은 세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보수의 시대로 가는 것인가?”라며 안타까워 한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 망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위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한국경제의 위기는)미국 경제가 파탄 나고 그로 인해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진 결과”라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경제를 망쳤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 책임론’과 선을 긋는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
“새 정부 들어서고 감세, 민영화, 구조조정, 규제 완화, 비정규직 기간의 연장, 경쟁의 교육 등등의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다. 지난 8년간 미국 공화당 정부의 정책과 꼭 같은 재판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인색한 평가에 대해선 “임기 내내 한나라당과 언론은 ‘경제 파탄’이라 규정하고 온갖 비난과 모욕을 퍼부었다. 여당이라는 사람들도 반론하지 않았다. 과연 노무현 시대의 경제는 어떤 상황이었기에 그처럼 모진 심판을 받았을까”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미 에프티에이와 관련해 자신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었던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는 나쁘다. 개방은 신자유주의다. 고로 개방은 나쁘다. 개방, 민영화, 노동의 유연화 일부 정책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규정하고, 나쁘다는 논리로 가는 것은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할까?” 자라는 청소년 세대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도 진하게 묻어난다. “(봉하마을로)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사인, 사진, 그리고 좋아한다.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란다. 무슨 말을 할까? 아이 키우는 부모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상이 달라졌다. 출세한 사람이 아니라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키우자.’ 말을 하고 돌아서면 마음이 답답하다. 정말 세상은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개인적 노력은 중요하다. 경쟁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나라를 바꾸자? 그것이 안 되면 정권을 바꾸자? 정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는가? 정책을 바꾸자. 문제는 정책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참여정부에 대한 인색한 평가에 대해선 “임기 내내 한나라당과 언론은 ‘경제 파탄’이라 규정하고 온갖 비난과 모욕을 퍼부었다. 여당이라는 사람들도 반론하지 않았다. 과연 노무현 시대의 경제는 어떤 상황이었기에 그처럼 모진 심판을 받았을까”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미 에프티에이와 관련해 자신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었던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는 나쁘다. 개방은 신자유주의다. 고로 개방은 나쁘다. 개방, 민영화, 노동의 유연화 일부 정책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규정하고, 나쁘다는 논리로 가는 것은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할까?” 자라는 청소년 세대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도 진하게 묻어난다. “(봉하마을로)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사인, 사진, 그리고 좋아한다.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란다. 무슨 말을 할까? 아이 키우는 부모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상이 달라졌다. 출세한 사람이 아니라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키우자.’ 말을 하고 돌아서면 마음이 답답하다. 정말 세상은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개인적 노력은 중요하다. 경쟁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나라를 바꾸자? 그것이 안 되면 정권을 바꾸자? 정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는가? 정책을 바꾸자. 문제는 정책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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