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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리는 거부한다, 틀에 박힌 입시미술

등록 2009-07-17 18:34수정 2009-07-17 19:08

박기범(18·한강미디어고)군
박기범(18·한강미디어고)군
전시회 여는 청소년 문화예술공동체 ‘청’




‘청소년 작가’들이 모든 작품과 전시행사 준비를 스스로 진행한 국내 첫 종합 예술 전시회가 18~26일 서울 연세대 성암관 ‘미디어+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고등학생들로만 구성된 청소년 문화예술 공동체 ‘청’(淸) 주관하는 ‘맑을 청’ 전시회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박기범(18·사진·한강미디어고)군은 “젊은 우리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담은 작품들로 사회에 ‘틀을 깨자’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박군은 대학 입시에 목을 매는 지금의 교육제도가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일정한 틀 속에 가두고 있다며 말문을 텄다. “사진을 비롯해 회화·음악 등 학교에서 가르치는 예술은 정해진 규칙을 따르라고 시킵니다. 그러니 3학년이 됐을 땐 모두 일정한 틀에 박힌 비슷한 작품들만 만들어 내는 거죠.”

고교생 13명 ‘독창성’ 있는 19개 작품 선보여
기획·장소섭외·홍보 등 준비작업 ‘제힘으로’

전시회를 곁에서 도운 지도교사 이윤옥(한강미디어고)씨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나름의 창작을 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틀에 박힌 입시미술에 매달리면서 창의력을 키우지 못하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강미디어고, 계원예고, 선화예고 등에 재학중인 학생 13명의 19개 작품이 선보인다. 사진부터 회화, 설치미술, 음악 등 다양하다. ‘독창성’을 기준으로 엄선된 작품들이다. 박군은 “지난 4월부터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전시 설명회를 열고 참여 작가 40명을 모집했는데, 끝까지 남은 사람이 13명”이라고 말했다.


이들 청소년 작가들은 기획안 작성에서 장소 섭외, 홍보, 작품 표구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냈다. 각자 수업을 끝내고 짬을 내어 작업을 했고, 5차례에 걸친 상호 비평을 통해 발전시켜 나갔다. “경제적 지원을 해주겠다”는 학부모도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러자니 어려움도 많았다. 박군은 “전시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서울 인사동의 거의 모든 갤러리를 돌며 설명을 했지만 대부분 ‘청소년이라 곤란하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입시를 앞두고 시간 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어른들의 걱정도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전시회의 막을 여는 박군은 “입시에 신음하는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사회의 여러 사람들이 와서 ‘청소년들도 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전시회를 계속 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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