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내정자
“보수든 진보든 시민단체에 관여한 적 없어
인권위 모르지만 학문하는 입장서 인권 다뤄”
인권위 모르지만 학문하는 입장서 인권 다뤄”
현병철 인권위원장 내정자 일문일답 새 국가인권위원장에 내정된 현병철 한양사이버대학장은 16일 오후 서울 행당동 한양사이버대 학장실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내정 소식을 듣고 머리가 멍했다”며 “학자로서 인권을 알지만 (인권의) 현장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첫 인권위원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와대에서 언제 연락을 받았나? “오늘 아침 7~8시쯤 청와대 비서관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멍했다. 전혀 뜻밖이니까.” -그전에 연락을 받으신 적이 있나? “한 달 전쯤에 (청와대에서) 인사 검증을 한다는 연락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직책에 대한) 인사인지는 그동안 얘기가 없었다.” -연락을 받고 바로 승락했나?
“약간 머뭇했다. 전화를 받고 첫마디로 ‘내 전공이 헌법이면 더 좋았을 텐데, 민법 전공이다’라고 말했다. 인권과 관련해선 헌법학자들이 많이 한다.” -위원장 내정 과정에서 대해 알고 있나? “(청와대에서) 수락하겠느냐고만 물었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악수 한 번 한 적 없다. 왜 내가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보수든 진보든 시민단체에 관여한 적이 없고, 학문단체에만 있었기에 차라리 모르는 게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앞으로 업무는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우선, 너무 이쪽(인권위 업무)에 대해서 모른다. 일반적으로만 알지, 인권위 또는 인권 현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현황 파악을 먼저 해야겠는데, 구체적인 것(계획)은 아직 없다. 인권위 쪽은 우리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안 알려져 있는 듯하다. 나는 학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인권을 다뤄왔다. 법학자가 인권에 대해서 모른다면 우스운 일이다.” -인권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는? “여성, 노약자, 장애인 등 약자 보호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인권은 보편적으로 누구나 갖는 권리이기 때문에 한쪽에 치우칠 순 없다고 본다.” -일각에서 경력이 인권 분야와 무관하다는 비판이 있다. “인권이 인권 운동가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법학을 30년 동안 공부하면서, 인권을 도외시하고 공부할 수는 없었다. 현장에 있었느냐,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 ‘현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권위원장은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 하는가? 현장 경험을 꼭 필요로 하는가? 학계에만 있었으면 그게 안 되는가는 의문이다. 법학자가 추구하는 최선의 가치가 인권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