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림 교수 “임기중간 비례대표선거로 중간평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과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면 대통령 중임제 개헌과 중간선거 도입을 뼈대로 한 헌정구조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9일 ‘한국 민주주의와 87년 체제’라는 주제로 마련하는 토론회 발표문을 통해 “5년 단임 대통령제 아래서는 민주주의는 물론, 한국의 체제 자체가 발전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명박 정부 들어 분명해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책임성을 높이면서 권한을 축소하는, 4년 중임의 반(半)대통령제 개헌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공론화됐던 ‘4년 중임+대통령·국회의원 임기 일치’의 부분 개헌론에 대해서는 “한국 정치의 많은 문제들이 87년 체제의 구조적 모순에서 발생하는 만큼, 권력구조와 선거 주기, 선거제도와 정당체제의 동시 변화가 필요하다”며 ‘전면 개헌’이 불가피함을 거듭 강조했다.
박 교수가 제시한 대안은 △행정부·의회·대통령·총리가 권력을 분점하는 반대통령제 △국회의원 2배수 확대와 지역·비례대표 비율의 1 대 1 조정 △대통령 임기 중간 비례대표 의원선거 △감독부(監督府) 신설을 통한 입법-사법-행정-감독의 4권 분립체제 확립 등이다. 그는 “대통령과 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더라도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평가받을 기회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지역구 의원 선거를 실시하되, 대통령 임기 중간에 비례대표 선거를 치러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가 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토론회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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