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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 전대통령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것이 도리”

등록 2009-05-28 00:00수정 2009-05-28 15:28

인터넷 카페 마지막 글 공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도 ‘진보주의 문제’에 대해 치열한 연구 의욕을 보였음을 보여주는 글들이 공개됐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27일 노 전 대통령이 올해 초 개설한 비공개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들을 언론에 소개했다. 양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는 진보주의 문제에 대해 천착했다”며 “가까운 참모들, 학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해보자고 제안했고 공동연구를 위한 회원 전용 비공개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연구를 독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초 연구를 제안하며 (노 전 대통령이) 올렸던 글을 보면 자신의 연구와 탐구가 ‘시민 노무현’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치열하고도 절박한 실천의 끈으로 여겼다는 점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글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다. 결국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올해 초 연구를 제안한 것으로 드러난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데 미디어가 중요하지만, “영향력 있는 미디어는 돈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대안으로 인터넷을 지목한 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정보는 넘쳐나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며 “협업으로 역량을 확대하고 토론과 검증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보자”고 촉구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진보 정권이었는가라고 자문한 뒤 “무엇이 발목을 잡았을까” 평가해보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고, “학자들도 혀를 내두를 만한 치열한 주제의식과 문제의식을 담은 글 수십 개를 의욕적으로 내놓았다”고 양 전 비서관은 전했다.

하지만 “험악한 시련은 연구와 탐구의 즐거움마저 위축시켰다”는 게 양 전 비서관의 설명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한 뒤인 지난 6일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것이 도리일 것이고, 또 열심히 뛴다고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일이 이렇게 됐으니 이젠 제가 이 일을 책임감을 갖고 끌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 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소경제에 관한 짤막한 소재탐구 제안의 글을 끝으로 더는 글을 올리지 않았다.

[하니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첫 ‘시민 추모제’

[%%TAGSTORY1%%]

[하니뉴스]강금원 “그렇게 치사한 방법으로 사람을 괴롭혀요”


[%%TAGSTORY2%%]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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