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10여시간만에 붙잡혀
시차이용 미국에 전송 가능성
시차이용 미국에 전송 가능성
미국 학업적성시험(SAT·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던 수험생이 시험지를 훔쳐 달아났다가 뒤늦게 붙잡혀 문제 유출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2일 에스에이티 시험지를 훔친 혐의(절도)로 대학생 이아무개(2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일 광진구의 ㅋ외국인학교에서 치러진 이 시험에 응시해 시험장에 들어갔다가 나눠준 시험지를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쪽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2명을 이날 오후 늦게 붙잡아 시험지를 회수했다. 에스에이티 시험은 미국 대학 진학의 관문이면서도, 최근 한국 대학 입학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 수험생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시험지를 갖고 있던 10여시간 동안 시험문제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어 시험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치러지는 에스에이티 시험은 같은 날 동시에 치르더라도 시차 때문에 유출이 가능하다. 즉, 이들이 문제지를 빼내 갖고 있던 시간에 문제지의 내용을 전자우편 등을 통해 미국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에게 전송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 입건된 대학생들은 이를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이와 같이 시차를 이용한 문제 유출이 지난 1월에도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월24일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의 학부모 안아무개씨는 “현재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의 친구가 시험 전에 미리 시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확보한 시험지를 공개했다. 이 시험의 국내 주관업체인 이티에스코리아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