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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신·경제 위기 → 극단의 선택 → 고통 대물림

등록 2009-05-15 20:12수정 2009-05-15 22:40

5·18 민주화운동 관련 ‘자살 피해자’의 질환과 자녀 문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자살 피해자’의 질환과 자녀 문제
[5·18 29돌 아물지 않는 상처]
5·18 자살피해자 10명 ‘심리학적 부검’
이번 ‘심리학적 부검’ 연구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고문을 당한 이들이 그후 처하게 된 삶의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잘 보여준다.

심리학적 부검에서 드러난 이들의 위기상황은 경제적 위기, 정신적 위기, 그리고 2세·3세로 이어지는 ‘위기의 대물림’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자살자들은 대부분 5·18 당시 받은 신체적·심리적 상처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했다. 그들의 가족 역시 이들의 치료에 큰 비용이 들면서 가계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부검 대상 유가족들의 지난해 월평균 수입은 102만원에 불과했다.

이들 ‘5·18 유공자’는 대부분 당시 군경에 의한 폭력으로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다. 그리고 이런 장애와 신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술을 택하고, 알코올의존증(알코올중독) 등 다른 정신병리적 증상으로 나아간다.

자신의 위기상황은 후세에게 전해진다. 박거영씨의 경우 5·18 전에는 성실한 가장이었으나 그 뒤 술을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을 때리는 일이 잦아졌다. 그의 아들 역시 알코올의존증 증세를 보이며 최근까지 자살을 시도하는 등 아버지와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최규영씨의 딸처럼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품행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위기가 다면적인 까닭에 일회성 지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차례 지급되는 지원금의 경우, 피해자들은 정신적·육체적 상처로 판단이 흐려져 무리한 사업 투자 등으로 돈을 날리는 사례가 많았다. 의료지원 역시 문제점이 있었다. 최규영씨의 동생 남진씨는 “형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가족에 대한 의료지원이 있었지만 죽자마자 끊어졌다”며 “5·18 뒤 고통스러워하는 자식을 보면서 살아오신 어머니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지원인데 본인이 죽었다고 중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진행한 조용범 박사는 “당장 시급한 것은 자살 위기에 몰려 있는 이들을 구해내는 것”이라며 △연금, 취업지원 등을 통한 생계 유지 △2세에 대한 사회복지 지원 △의료 지원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또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이 이런 피해를 낳았다”며 “정부가 전문적인 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5·18 자살 피해자 지원·문의 생명인권운동본부 (02)563-3854.

권오성 기자


심리학적 부검

☞ 심리학적 부검

자살자의 자살 동기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그의 행적을 주변 인물 인터뷰 등을 통해 따라가 보는 심리학적 연구방법으로, 미국 심리학자 에드윈 슈나이드먼 박사가 처음 고안했다. 유사한 자살을 예방하고, 자살자 주변 인물들을 치료하는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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