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내역 조사로 입증…“순서대로 불러 조사”
‘마지막 단계’ 소속사 전 대표 카드 내역 대조
‘마지막 단계’ 소속사 전 대표 카드 내역 대조
경찰이 탤런트 고 장자연(29)씨를 상대로 성상납과 술 시중 강요 등이 이뤄진 곳에 함께 있었던 인사들의 신원을 대부분 확인하고, 물증 확보에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30일 “통화내역 조사를 등을 통해 장씨에게 술 시중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혐의가 입증된 순서대로 이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불러 장씨 소속사 전 대표인 김아무개(40·일본 도피중)씨와 함께 신인 여배우들에게 접대를 강요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고인(장씨)의 문건”이라며 “현재 ‘누구를 접대했다’는 문건의 내용만으로 시간과 장소 등을 특정했지만, 이들이 성매매 강요 등의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장씨의 문건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확인한 조사 대상자 10여명 가운데는 신문사 대표들과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금융권 고위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장씨 소속사 전 대표인 김씨 회사의 세무 업무를 대행해온 ㄷ회계법인을 압수수색해 김씨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고 곧 김씨의 개인카드 사용내역도 확보할 방침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의 카드 사용내역과 접대가 이뤄진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확보한 매출전표를 대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는 관련 인사를 부르기 위한 사실 확인의 마지막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씨의 귀국을 압박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와 협의를 거쳐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조처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권이 무효가 돼 김씨가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더라도 귀국을 강제할 수 있는 실효적 조처는 아니기 때문에 김씨의 귀국은 계속 미지수로 남아 있다.
한편, 경찰은 ‘장자연 문건’ 유출 경위와 관련해, 장씨가 숨진 다음날 이 문건을 본 언론사 기자 가운데 한 사람을 이날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유족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한국방송> 기자 두 명과 참고인 둘의 조사가 끝나는데로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를 다시 불러 문건을 공개한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성남/권오성 이승준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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