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외 초안·복사본 만든 뒤 폐기…부적절 행동 인물은 인터넷매체 대표
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인 유아무개(29)씨가, <한국방송>이 이른바 ‘장자연 문건’의 내용을 보도하기 전 이 문건을 2곳의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또 이 문건에 등장하지 않지만 장씨한테서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은 한 언론사의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자살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 분당경찰서는 전날 유씨를 조사하면서 장자연 문건이 작성된 경위를 좀더 정확히 파악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조사에서 “장씨가 찾아와 (첫 번째 4장의) 문건을 만들 때 7~8장의 초안을 만들었고, 여기서 이름을 지우거나 고치는 과정에서 복사본을 몇 부 만들었다”며 “이때 불에 태우거나 찢어 쓰레기봉투에 버린 것을 방송사가 입수해 보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몇 부의 복사본을 만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씨는 별도의 3장짜리 문건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씨는 또 “문건을 본 사람 가운데 한 뉴스 기자와 신문사 기자가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다. 문건을 보여준 이유를 두고선 “문건의 유무가 논란이 많아 확인을 해주려고 내 사무실에서 보여줬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 자리에 한 언론사 기자 2명, 다른 언론사 부장 1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장씨가 전 소속사 대표 김아무개(40·일본 도피중)의 강요로 불려나갔던 술자리에서 술 접대를 받았던 인물이 한 인터넷 매체 대표였다는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자리에 동석했던 다른 여성 연예인들을 조사해,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에 도피한 김씨는 대리인을 통해 전 매니저 유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25일 분당경찰서에 고소했다.
성남/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