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대 간부 10여명 모여…현장지휘 신두호 기동본부장이 주재
허위진술 강요는 부인…“검찰이 대원 찾아달라 부탁해서 시청”
허위진술 강요는 부인…“검찰이 대원 찾아달라 부탁해서 시청”
‘경찰이 용산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에서 용역업체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감추려 대책회의를 했다’는 이석현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소속의 한 중대장은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5일 오전 기동대의 중대장과 소대장 등 10여명이 모여 지난 3일 방영된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일부분을 함께 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폴리시아’(POLICIA)라고 적힌 사제 방패를 든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주로 봤고, 어느 중대가 이 사람들을 목격했는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진압작전을 현장 지휘한 신두호 기동본부장이 주재했으며, 출동 인력을 제외한 부대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의를 소집한 신 본부장은 “‘피디수첩’ 방영 다음날인 4일 검찰에서 ‘용역 직원을 본 대원이 있냐’고 물어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며 “중대장, 소대장 등을 모아 동영상 일부분을 봤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검찰에 가서 허위 진술을 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당시 현장에 투입된 중대장 등을 소집해 ‘피디수첩’ 동영상을 보여주며 ‘검찰이 불러 나가면 용역 요원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라’고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며 ‘말 맞추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신 본부장은 이날 회의의 성격에 대해 “‘피디수첩’ 방영 다음날 검찰에서 ‘용역을 본 대원들을 찾아 달라’는 요청이 와 다음날 (회의에서 동영상을) 시청을 한 것”이라며 “용역 직원들을 봤다는 대원 1명을 회의 전 검찰에 보냈고, 회의 뒤에 추가로 대원 10명을 더 보냈다”고 말했다. 언론의 의혹 보도와 이에 대한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용산 참사를 수사한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제 방패를 들고 흰 헬멧 쓴 사람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현장 기동대 대원을 불러 조사했으나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경찰의 과잉진압과 관련해 ‘피디수첩’이 방영되기 전인 1월에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석현 의원 쪽은 “검찰은 ‘경찰과 용역업체가 합동작전을 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무전 기록이 나왔을 때도, ‘어수선한 진압 현장의 오인 보고’라는 경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바 있다”며 “당시 진압 현장을 지휘한 책임자가 언론의 의혹 보도에 대해 내부 회의를 연 것 자체가 검찰 수사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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