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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열일곱살 뜨거운 심장이 다시 뛴다

등록 2005-05-13 10:31수정 2018-05-29 11:26

[한겨레 창간 30년-디지털 아카이브]
2005년 5월 16일 한겨레신문 69면

독자기자 ‘제2창간’ 현장을 가다

편집국에선… 독자들이 직접 기자가 돼 <한겨레>를 취재했습니다. 이들 독자 기자는 ‘제2 창간 운동’을 벌이는 <한겨레>의 곳곳을 찾아다니며 그 모습을 빠짐 없이 묻고 점검했습니다. 이들의 취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두들 긴장했습니다. 7명의 독자 기자들은 대학 재학 중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입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함께 공부했던 인연이 이어져 독자 기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편집자



컴퓨터를 오랫동안 사용하다보면 그 운영체계의 정보처리능력이 떨어져 삐걱대기 시작한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포맷’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환경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국가대표 진보 종이신문’ <한겨레>가 창간 17돌을 맞아 과감한 변신을 꿈꾼다고 한다. 더 이상 ‘구닥다리’로 치부되는 엠에스 도스 운영체계로는 버틸 수 없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모인 결과인 듯 하다. 한겨레 독자로서 반갑고 설레는 그 소식에 ‘제2 창간’ 기념호를 준비 중인 편집국을 직접 찾아봤다.

제2 창간이란 구호는 밖에서의 큰 기대만큼이나 안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창간 기념호의 실무 기획을 맡고 있는 편집기획부의 안창현 기자를 만나 우선 그 취지를 들어보았다. 안 기자는 “신문이 변화하려면 무엇보다 생산자인 기자들의 자발적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겨레는 지난 3월5일 모든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열고 새로운 한겨레로 거듭나기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낡은 운영체계론 안된다" 탐사보도·국제뉴스 강화…부장급기자 현장취재로
콘텐츠 업그레이드 하고 서체·디자인 새로 포맷…"창간기념호는 시작일뿐"

시작은 ‘창간호 기념 아이디어 공모전’이었다. 과거 사내 아이디어 공모에는 고작 10여명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무려 80여명이나 참여했다고 한다. 새로운 ‘변신’에 대한 한겨레 내부의 관심과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편집국에서 추진 중인 또 다른 회심의 카드는 한겨레의 ‘제호’와 ‘서체’를 바꾸는 것이다. 검토중인 몇 개의 시안들 중에는 파격적인 ‘작품’들도 포함돼 있었다.

기사 콘텐츠 혁신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조홍섭 부국장을 만나 봤다. 그는 ‘탐사보도 강화’ 및 ‘국제면 전진 배치’ 등 업그레이드된 한겨레의 청사진을 꼼꼼히 제시했다. 유연한 조직 운영을 위한 ‘취재 광역화’와 이미 그 능력이 검증된 부장급 현장 기자들의 과감한 현장 파견도 새로운 시도들이다. “인력과 재원의 충원 없이 이런 기획들이 소화 가능하냐”는 물음에 대해 조 부국장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창간 기념호는 변화의 시작을 알릴 뿐”이라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그 이상이 되더라도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새로운 한겨레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환골탈태’를 준비하는 한겨레와 함께하며 새로 거듭날 한겨레의 모습에 더 큰 기대를 갖게 됐다. 다만, 아직 별다른 재정적 지원 없이 정신력으로만 무장해 ‘거사’를 준비하는 기자들의 모습에서 이 길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감했다. 언젠가 한 교수님이 ‘마른 걸레에서도 물을 짜내면 짤 수 있다’고 말씀 하신 적이 있는데, 한겨레를 취재하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오늘에야 실감할 수 있었다. 하어영 임여명 이성식 독자기자 ha5090@hanmail.net

■ ‘제2창간 한겨레’ 시사회 독자기자 20자평


■ ‘제2창간운동본부’ 숨가뿐 하루

<한겨레>가 ‘바람’이 났다고 한다. 독자 기자들이 지난 4일 그 바람의 진원지를 찾아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한겨레신문사 사옥 6층에 있는 ‘제2 창간 운동본부’다.

오전 11:00 = 제2 창간 운동본부 현장. ‘D-14’라고 붙여진 종이가 그들의 비장함을 보여주고 있다.

오전 12:00 = 점심시간이라고 해도 회의의 연장선이다. “제 시간에 퇴근은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독자들을 위한 약속을 준비하기 위해서 항상 구상하고 뛰어다니느라 야근은 밥먹듯 한단다. 정말 ‘바람’이 나긴 난 것 같다.

오후 2:00 = 16일치 창간기념호 이전에 선보일 홍보 도안에 관한 회의가 열렸다. 달라진 한겨레를 한눈에 보여줄 아이디어들은 샘 솟는데, 언제나 예산에서 막힌단다.

오후 4:00 = 주주 찾기 운동을 담당하는 서기철 팀장. ‘한겨레 주주 열린 한마당’ 행사 준비로 수화기 내려놓을 틈이 없다. 이 때 ‘한국 축구의 희망’ 박주영과 연락이 닿았다. 한마당 행사 때 쓰일 사인볼을 위해 백방으로 섭외를 해온 터다. “한 껀 해냈다.” 오호라, 박주영 ‘바람’까지?

오후 5:00 = “나 좀 나갔다 올게.” 배경록 단장이 제2 창간 운동본부의 사외 공동위원장 선정 문제로 급히 사무실을 나선다. 모두 참 바쁘다.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통화와 밀려드는 전자우편,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쉬나? ‘바람’나면 힘든 줄도 모르나 보다.

오후 7:00 = 7시가 넘어가고 있는데, 일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우리도 그만 본분(?)을 잊고 일을 좀 거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무실을 나서며 느끼는 봄바람에 기분이 좋다. 빠듯한 일정과 버거운 업무 속에서도 희망을 준비하는 ‘제2 창간 운동본부’에서 독자 기자들이 바라본 한겨레. 오늘은 ‘봄바람’, 내일은 ‘맑음’이다. 김겨울 박세영 독자기자 wbanchor@hanmail.net

■ ‘제2창간운동본부’ 고광헌 사무처장 “재미과 감동있는 진보로”

‘제2 창간 운동.’ 독자들에겐 아직 낯설다. 고광헌 제2 창간 운동본부 사무처장을 만나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었다. 그는 “굼떴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한겨레 창간 이후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했는데도, 한겨레 내부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한 대응이 굼떴어요. 이에 대한 총체적 반성의 결과로 제안된 게 제2 창간 운동입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제2 창간 운동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무엇보다 신문이 바뀌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운동에서 한겨레가 추구하는 것은 부드럽게 소통하는 ‘상대를 배려하는 진보’입니다. 한마디로 재미있는 진보, 유익한 진보, 감동이 있는 진보죠.” 창간 기념호부터 확 달라진 콘텐츠로 한겨레의 변화를 독자들이 실감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그는 이어 지면 혁신과 함께 경영 혁신, 독자·주주 배가 운동을 상호보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한겨레가 그동안 주주·독자와 의사 소통을 게을리 했습니다. 독자·주주 배가 운동은 이 점을 반성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한겨레가 다시 일어서자는 사활적인 운동이에요. 젊은 세대를 공략해 젊은 신문을 만들자는 겁니다. 기존 주주를 중심으로 10대와 20대 등 이른바 ‘민주화 이후의 세대’를 끌어안는 게 핵심 과제입니다.”

민주화이후 세대 포함
한겨레가족 늘려가기로
재정기반 다져야죠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독자·주주 배가 운동이 창간 당시의 방식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 같아서다. “한겨레는 국민주 모금을 통해 만들어진 신문입니다. 때문에 주주 배가 운동은 제2 창간의 기본 취지와 맞아떨어지는 당연한 방식입니다. 일단 홍보작업, 잃어버린 주주에게 편지보내기 작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5월과 6월에는 주주·독자 모임을 열 예정이고요. 또 제2 창간 발기인 1천명을 뽑아 이들과 함께 독자 배가 운동을 벌일 겁니다.”

창간 17주년인 지금 제2 창간 운동을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그만큼 절박하다는 표현”으로 알아달라며, 독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제2 창간’이란 구호에 걸맞게 거듭나는 한겨레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장서윤 이윤주 독자기자 yannicknoa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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