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철거민 참사 현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21일 오후 경찰 감식 작업이 벌어지는 참사 현장을 굳은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다. 김명진 기자
“MB, 수세에 몰릴수도” 보도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사건에 대해 외신들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서울발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대부분 참사의 원인과 당시 상황, 인명피해 규모,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을 전했으며, 사고 당시의 모습과 화재 진압 후 농성자 연행 장면을 찍은 다수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비비시>(BBC), <시엔엔>(CNN) 등 방송들도 진압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방영한 데 이어 웹사이트에도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이 마치 죽일 것처럼 농성자들을 향해 덤벼들었다”는 한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로이터는 또 “이번 참사는 인기 없는 이명박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에 지나치게 강경 대응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경찰 수뇌부를 교체한 지 이틀만에 일어났다”며 “철거민 밤샘 농성의 비극적인 결말은 불과 하루 전에 경제팀 개각을 단행한 이명박 대통령을 수세적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비시>도 “이번 사건은 대중적 비판을 받아온 강경파 경찰청장을 교체한 지 이틀만에 일어났으며,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보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현장에서 다섯구의 주검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는데, 일부는 불에 심하게 훼손됐다”는 한 소방관의 말을 인용했다. <에이피>(AP)통신은 정부 당국이 6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친 이번 사건의 조사에 착수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도 경찰 진압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의 매체들이 용산 참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중국신문망>을 비롯해 주요 매체들은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에서 경찰이 철거민들의 점거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경찰의 과잉폭력과 철거민들의 과격시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넷판은 경찰이 대형 컨테이너를 이용해 화염에 싸인 건물 옥상에 진입하는 사진을 싣고, 한국 정부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조일준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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