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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물대포-화염병 극한대치속 갑자기 “펑”

등록 2009-01-20 19:46수정 2009-01-20 23:56

‘철거민 참사’ 시간대별 상황
‘철거민 참사’ 시간대별 상황
[‘철거민 참사’ 부른 강경진압-시간대별 상황]
건물 점거 50여명 옥상 망루 쌓고 밤새 저항
경찰 20개 중대-1600여명 동원 진압 나서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 소속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세입 상인 등과 대치하던 경찰이 ‘투입 작전’을 개시한 것은 20일 새벽 6시께다. 철거민 등 50여명은 전날 새벽 철거 예정인 5층짜리 상가 건물을 점거해 옥상에 양철판 등으로 망루를 쌓은 채 경찰과 격렬히 대치해 왔다.

6시10분께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해 옥상 망루를 향해 일제히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고, 동시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특공대 대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옥상 진입을 시도했다. 건물 내부를 통한 진입이 여의치 않자 경찰은 6시45분께 특공대원들을 컨테이너에 태워 기중기로 끌어올린 뒤 옥상에 투하하는 ‘트로이 목마’ 식 투입 작전을 개시했다. 경찰은 6시45분과 7시20분 두 차례에 걸쳐 컨테이너로 1차 13명, 2차 10명의 특공대원을 투입했다. 건물 주변은 경찰 병력 20개 중대 1600여명이 에워싸고 있었고, 물대포 차량 4대가 배치됐다.

특공대가 옥상에 진입하자 농성자들은 망루로 쫓겨 들어가 화염병과 염산이 든 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목격자와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화재의 조짐이 나타난 건 오전 7시10분께다. 목격자들은 망루 근처 옥상 바닥 쪽에서 검은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특공대원들이 3층 망루의 1단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농성자들은 위층으로 올라가 거세게 저항했고, 망루 내부에서 벌건 불길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7시26분께 갑자기 큰 폭발음과 함께 큰 불꽃이 일면서 망루 전체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경찰의 살수로 발목까지 물이 흥건히 고인 상태였고, 물보다 가벼운 시너가 물위를 떠다니는 바람에 불길은 더 거세게 번졌다. 불이 커진 뒤에도 경찰은 인근에 대기 중이던 소방차를 부르지 않고 물대포를 계속 발사해 시너가 번지면서 화재가 커졌다. 이 과정에서 농성자 3~4명이 거센 불길과 연기를 피해 옥상 바깥쪽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크게 다쳤다. 그러나 건물 주변에 매트리스 등 안전 장치는 전혀 없었다.

불은 오전 8시께 완전 진화됐지만 이미 철거민 등이 대피하지 못하고 희생당한 뒤였다. 경찰은 옥상 농성자들을 모두 끌어내린 뒤인 오전 8시30분께 망루 해체 작업에 나섰고, 이 작업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오전 9시께 잔해 속에서 5구의 주검을 발견했다. 낮 12시40분께 옥상 잔해에서 불에 탄 주검 한 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희생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19일 새벽부터 화염병과 물대포를 주고받아온 경찰과 철거민들의 대치는 25시간 만에 6명의 희생을 낳은 뒤에야 끝이 났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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