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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글리에타 교수의 ‘조절이론’

등록 2009-01-07 20:34

자본주의 불안정성 폭발하면
새로운 ‘성장체제’로 변화발전
미셸 아글리에타(70) 교수는 평생토록 현대 자본주의 ‘동학이론’을 정립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왔다. 아글리에타 교수는 자본주의란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상태의 ‘단힌’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의 불안정성을 때로는 억누르고 또 때로는 폭발적으로 드러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가는 ‘열린’ 가능성으로 본다. 자본주의의 ‘동태성’에 특히 주목한 것이다. 그의 이론적 관심을 핵심적으로 집약해 보여주는 두 단어가 바로 ‘조절’과 ‘위기’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본주의는 역사상 다양한 ‘조절양식’을 경험하며 존재해 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정 시기의 자본주의가 반드시 특정 형태의 조절양식을 통해서만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두 개의 대표적 상품, 즉 노동력과 화폐가 갖는 특수한 성격 때문이다. 아글리에타 교수는 일반 주류 이론가들과는 달리, 노동력과 화폐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일반 상품이면서, 동시에 ‘상품이 아닌 것’이라고 정의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반 상품과는 달리, 다양한 형태의 ‘제도’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아글리에타 교수가 보기에는 이처럼 최정점에 놓인 국가 뿐 아니라 다양한 중간 형태의 제도적 틀에 의해 자본주의적인 축적과 재생산과정이 유지·발전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특징인 불안정성으로 인해 기존 조절양식으로는 더 이상 축적과 재생산과정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면, 마침내 위기가 폭발하고 새로운 조절양식이 등장하게 된다. 2차 대전 이후의 자본주의 황금기는 바로 케인즈주의적 대타협을 핵심으로 하는 포드주의적 조절양식의 결과였지만, 70년대 내내 이어진 인플레이션 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조절양식에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성장체제’란 조절양식보다 시야를 조금 더 넓힌 것으로, 이번 대담에서 아글리에타 교수는 성장체제를 일러 “다양한 제도들이 일관적으로 유지되면서 일정 기간 동안 규칙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상태”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아글리에타 교수의 최근 고민은 시장의 효율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되, 시장근본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체제의 가능성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로 모아지고 있다.

최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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